싱가포르 정상회의 이후 남북교류 강화 위해 출범
한미워킹그룹은 2018년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남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2018년 11월 우리 측 제안으로 신설됐다. 신설 당시에는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남북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남북이 합의한 사업 마저도 한미워킹그룹에서 지연시키면서 무산되는 일이 발생하게 됐고, ‘남북관계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사사건건 발목 잡아
실제로 그해 겨울 독감이 유행하면서 우리 정부가 북한에 독감치료제인 타미플루 20만명분을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워킹그룹에서 미국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시간을 끌게 됐다. 제동을 건 이유는 타미플루를 싣고 갔다가 돌아올 트럭이 문제였다. 트럭은 북한이 차대를 개조해 이동식 발사대로 쓸 수 있어서 UN제재 품목으로 지정돼서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에 트럭을 주는 것이 아니라 타미플루를 싣고 갔다가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아니냐고 항의를 했지만 ‘한미워킹그룹’은 허락을 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남북 교류 사안마다 워킹그룹에서 저지에 나서면서 남북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결국 북한은 지난해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한미실무그룹이라는 것을 덥석 받아물고 사사건건 북남관계의 모든 문제를 백악관에 섬겨 바쳐온 것이 오늘의 참혹한 후과로 되돌아왔다”고 맹비난했다.한미워킹그룹 폐지해야
그러자 한미워킹그룹은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한미워킹그룹이 사사건건 남북 교류에 발목을 잡으면서 한미워킹그룹을 폐지하고 본격적으로 남북교류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취임 이후 한미워킹그룹 운영과 기능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발언했었다. 물론 한미워킹그룹의 순기능이 있다는 반론도 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한 제재는 미국 재무부·상무부·국무부 차원의 제재와 UN 제재로 나눠지는데, 워킹그룹이 없다면 우리가 북에 제재 품목을 보내기 위해 이들을 일일이 접촉해 협상해서 제재면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보다는 각 대북제재 담당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워킹그룹에서 조율하는 것이 오히려 빠르고 절차를 줄여준다는 것이다. 결국 한미워킹그룹 존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미국 행정부가 대북 교류에 대해 어떤 생각과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는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미워킹그룹 종료에 따른 후속 대책을 어떤 것을 내놓느냐에 따라 향후 남북 교류의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