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부터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은 현대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이 임명됐다. 그리고 그의 아들인 정의선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37년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우수 인재 발굴, 첨단 장비 개발, 양궁 인구 저변 확대를 꾀해 왔다. 무엇보다 이번 올림픽의 성과는 정의선 회장이 양궁의 스포츠 과학화 등을 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대차는 자사가 개발한 AI(인공지능), 비전 인식, 3D 프린팅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훈련장비와 훈련기법을 적용했다. 이미 세계 최강의 양궁 실력에 현대차 그룹의 R&D 기술이 접목되면서 세계 최강을 넘어 우주 최강이 되는 셈이다.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점수 자동기록 장치’,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선수들의 긴장도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선수 훈련 영상 분석을 위한 자동 편집 장비인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 등이 바로 그것이다.비인기 종목 지원 넘어 기술 지원까지
그동안 비인기 종목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이제는 기술 지원까지 이뤄진 셈이다. 이는 기업이 가진 자원과 전문성을 스포츠 발전 등 사회적 공유 가치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CSV(Creating Shared Value) 활동으로 평가된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았다. 이런 그의 노력 덕분인지 올해 1월 열린 양궁협회장 선거에서 만장일치로 13대 양궁협회장으로 재선출 되는 등 양궁인들의 사랑을 전폭적으로 받고 있다. 이런 양궁인들의 마음을 알았는지 정 회장은 도쿄올림픽에 대한양궁협회장으로 참석하고,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하고 사기를 북돋았다.투명한 시스템 고수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협회가 투명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다른 스포츠 협회는 계파 등으로 인해 갈등이 분출되고 있는데 양궁협회는 이런 잡음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연이나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갑작스런 선수 발탁이 없다. 국가대표 선발을 철저하게 경쟁을 통해 이뤄지니 과거의 명성이나 성적 등은 미래의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과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해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면 무조건 올림픽에 출전을 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신인들도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등 그야말로 치열한 선발전을 치르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 1984년 LA 대회부터 2020 도쿄올림픽 남자단체전까지 금메달 26개,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를 획득했다. 이에 양궁은 대한민국 효자 종목이 됐다. 이 모든 것이 현대자동차가 후원을 하고, 정 회장이 투명하게 양궁협회를 운영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