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인선이엔티, ‘수상한 관계’ 의혹도‧‧‧사업계획 부결‧지자체장 변경 등 변수 영향도
[파이낸셜리뷰=이창원 기자] 건설폐기물 수집운반 중간처리업체인 인선이엔티 사업장 등에서 발생하는 매연으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고양시의 미온적인 대응‧관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인선이엔티 사업장 이전 문제가 약 14년 동안 지속되고 있음에도 고양시가 이례적으로 원상복구 유예 기간만 연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특혜 아닌 특혜’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인선이엔티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의 1만9339㎡ 규모의 임야를 사업장으로 불법 사용 중이고, 근린생활시설 9개동 건립을 허가받은 7937㎡ 부지도 2개동만 건립한 후 나머지 공간을 재생골재 처리장으로 쓰고 있다. 건립된 2개동은 준공검사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09년 고양시는 인선이엔티가 건축폐기물 수집 공간으로 불법 사용하고 있는 임야 지역에 대해 원상복구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현재까지도 별다른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이후 고양시는 인선이엔티에 원상복구, 준공검사 등을 요청했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형식적인 수준’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인선이엔티 사업장에서 발생한 매연으로 인근 주민들은 창문조차 제대로 열 수 없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고, 약 10년 전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하는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여전히 인근 주민들은 비산먼지, 석면, 소음 등 환경피해, 학습권 침해 등을 피해로 호소하고 있다.
아울러 인근 주민들의 반발 속에서도 고양시가 지난 2021년 인선이엔티의 ‘원상복구 5단계 계획(2022~2026년)’을 받아들일 것도 전형적인 ‘봐주기 행정’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에 대해 인선이엔티와 고양시, 정치권 등과의 ‘수상한 관계’가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앞서 인선이엔티는 전직 구청장, 정치권 인사 등의 고위직 취업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고덕희 고양특례시의회 의원은 지난 16일 고양시의회 제272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이와 관련해 “토지대장에 있는 지목대로라면 도저히 폐기물처리장을 할 수 없는 곳”이라며 “이곳은 2009년 6월 8일 도시계획시설(폐기물처리시설) 실시계획인가 폐지 고시에 따라 산지로 복구됐어야 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양시는 13년 동안 인선에 복구설계서 기간 내 복구를 완료하고 복구준공검사신청서를 제출하라고 했지만,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며 “2021년 업체는 2026년까지 5단계에 걸쳐 복구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지만, 1단계(1914㎡, 2022년 12월 말까지) 복구조차 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 의원은 고양시가 충분한 복구예치비(4억6414만2000원)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대집행을 하지 않았다는 점, 이례적으로 원상복구를 지속적으로 유예해주고 있다는 점, 석면검사‧유해시설 집중점검‧불법소각 집중단속 등 약속 미이행 등도 함께 비판했다.
이에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해당 사업장들을 연 3회 이상 정기점검을 실시하는 중점관리대상으로 분류해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답했고, 원상복구 계획에 대해서는 “1단계 산지복구는 2022년 12월 말에 됐어야 했다. 업체가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넣은 만큼 권익위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정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인선이엔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상복구, 사업장 이전 등 문제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계획을 마련 중”이라며 “사업장의 고양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 등 이전과 같이 고양시와 절충점을 찾았다가도 사업계획 부결, 지방자치단체장 변경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