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이제는 사라진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으로 재탄생
[기업Hi스토리] 이제는 사라진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으로 재탄생
  • 박영주 기자
  • 승인 2023.07.19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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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에 인수되면서 명칭이 ‘한화오션’으로 변경됐다. 이달 3일을 기점으로 대우조선해양이 대기업 집단 지정에서 제외되면서 사실상 ‘대우조선해양’이라는 회사명은 완전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사진=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로고가 붙어있는 옥포조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우중공업 워크아웃, 그리고 매각 협상
 
대우조선해양의 첫 시작은 대한조선공사였다. 1973년 대한조선공사의 옥포조선소로 출범한 이후 1978년 대우그룹에 인수돼 대우조선공업으로 불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세계 선박수주 1위 기록, 한국 최초 전투잠수함 건조 등의 실적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IMF사태의 여파로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에 돌입했고 2001년 워크아웃 졸업 이후 2002년에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이름으로 사명이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대주주가 됐다.

사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으려는 노력은 이때부터 이어졌다. 2000년대 들어 조선업이 호황기를 맞으며 매각 이야기는 잠잠해졌지만 MB정부 들어 다시 매각 관련 논의가 시작됐고 2008년경 한화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2008년 금융위기 발생으로 2009년 1월22일 최종 결렬됐다. 

매각이 무산된 것뿐만이 아니었다. 2015년에는 최악의 대규모 분식회계 사태가 터졌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사업 및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원가를 낮게 잡는 방식으로 수주를 따냈고 이로 인해 조단위 규모의 손실을 냈다. 문제는 이러한 손실을 제대로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안진회계법인 등은 2013년~2014년도 회계연도에 매출·영업이익·자기자본을 실제보다 부풀려 과대계상하는 등의 방식으로 재무제표를 조작했고 분식회계 규모만 ‘5조원’이 넘었다. 

이것이 2015년 7월15일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주가는 하한가를 쳤고 분식회계 사건으로 고재호 전 사장은 징역 9년을 확정받았다. 최근 항소심 결과에서도 소액주주들이 분식회계로 입은 손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분식회계 논란 이후에도 본격적인 매각 협상은 계속됐다. 수년간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한 공적자금만 10조원이 넘었던 만큼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서도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2019년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고 박차를 가했지만 유럽연합(EU)에서 LNG운반선 독과점을 우려해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최종적으로 인수는 물거품이 됐다. 2008년 1차 매각시도에 이어 2·3·4·5차 매각 시도까지 불발되고 6차 매각 시도에서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품기로 결정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주인찾기’가 끝이 났다. 

/사진=한화
/사진=한화

완전히 사라진 대우…‘한화오션’으로 새 출발

2008년 처음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시도했던 한화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거쳐,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3%를 취득하며 끝내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았다. 첫 시도부터 인수까지 1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와 함께 공정위가 대우조선해양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 지정에서 제외한다고 밝히면서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사명은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이제는 한화오션이라는 이름을 달게 된 대우조선해양은 사명은 물론이고 기존에 푸른색이었던 로고가 한화의 주황색 색채로 변경되는 등 로고변경을 비롯한 대대적 체질 개선을 겪고 있다. 

한화그룹이 기존에 조선업을 하지 않았던 만큼 현대중공업 인수 시도 때와 달리 기업결합 절차는 큰 이슈 없이 마무리 됐다. 현재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오션 인수를 계기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도약한다는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주인이 바뀌고 완전히 새로운 회사 ‘한화오션’으로 거듭나게 된 과거의 대우조선해양은 경쟁사인 HD현대를 제치고 최근 방위사업청이 주관한 해군의 울산급 호위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계약규모는 약 8300억원 가량. 한화오션의 새 출발을 기념할만한 좋은 성과가 나온 셈이다.  

직원들의 연봉도 올라간다. 한화오션은 직원 연봉을 종전 대비 1000만원 올려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함과 동시에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존에 직원 1인당 평균급여액을 보면 대우조선해양은 7300만원. HD현대중공업이 8472만원, 삼성중공업이 84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연봉이 낮았다. 하지만 한화오션으로 재탄생하면서 연봉도 동종업계 수준으로 높아지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화오션은 생산·연구개발·설계 등 전체 직무에 걸쳐 인원제한 없이 연말까지 상시채용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충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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