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우리 땅 걷기’ 도반들과 19일간의 도보 여행
- '동해 트레일' 국가 정책으로 조성해 줄 것을 문체부에 제안
- 문체부, 2010년 ‘해파랑길’로 명명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대한민국 사람들이 시간이 나면 가장 먼저 걷고 싶은 길로 알려진 해파랑길이 만들어진 것은 우연 같은 필연, 필연 같은 우연이었다.”
신정일 문화사학자는 2007년 2월 ‘동해 바닷가를 걷는 동해 트레일’이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우리 땅 걷기’ 회원 15명이 이에 동참했고, 19일간의 여정으로 푸르게 일렁이는 동해를 따라 한 발 한 발 걸어갔다.
신정일 작가는 “동해 바닷가를 걷는 동해 트레일’은 온전히 동해 해변을 따라 이어진 길이다. 관동 팔경과 백두대간에 자리 잡은 설악산, 금강산, 두타산 등 명산과 원산의 명사십리를 비롯한 천혜의 해수욕장이 즐비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 길을 걷고서 책을 마무리할 무렵이 2008년 초였으며,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선정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문체부의 담당 사무관인 홍성운 씨에게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트레일인 '동해 트레일'을 국가 정책으로 조성해 줄 것을 제안했다.
문체부에서 신정일 작가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2010년 9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선정해 이름 지은 '해파랑길'을 발표했다.
‘우리 땅 걷기’ 회원들과 해파랑길을 세 번씩이나 걸었던 신정일의 ‘해파랑길 인문 기행’은 길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서부터 동해 푸른 바다와 수많은 포구, 그리고 해수욕장과 유형무형의 문화유산을 역사적 사실과 함께 전해주는 인문학 여행서이기도 하다.
‘해파랑길 인문 기행’은 우리나라의 잊힌 길을 찾아 걷고 지역과 지명에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해 주며 길이 갖는 의미를 더욱 넓혀나간다. 21세기 동해안의 풍광을 담은 사진들과 더불어 저자가 이야기해 주는 우리 민족의 역사적 순간들이 한데 합쳐지며 또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만약 해파랑길 걷기 여행을 계획 중에 있다면, ‘해파랑길 인문 기행’과 함께 떠나보자. 현재 트레일 코스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북녘 땅에서의 기록까지 엿볼 수 있다. 혹은 해파랑길 완주를 마친 이라면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길을 걷는 나그네로서의 감정에 공감하고, 이전에는 다 알지 못했던 길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