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김승연‧최철원‧양진호…회장님들의 ‘폭행’ 흑역사
[오늘 통한 과거리뷰] 김승연‧최철원‧양진호…회장님들의 ‘폭행’ 흑역사
  • 박영주 기자
  • 승인 2023.08.31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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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청계산 보복폭행’, 최철원 ‘맷값 폭행’, 양진호 ‘갑질폭행’ 논란
대한항공 일가도 몸살…조현아‧조현민 자매 ‘땅콩회항’과 ‘물컵갑질’까지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최근 모 기업 회장이 자택 앞에서 현수막을 걸어두고 1인 시위를 하던 주주를 흉기로 위협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특수협박’ 혐의로 경찰이 수사를 진행한 것이 알려졌다. 이에 해당 기업 정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신고자는 해당 기업 계열사에 20억원 가량을 투자한 사람으로, 경찰에서 “회장이 2~3m 거리에서 흉기를 흔들며 ‘주식 투자를 했으면 당신이 책임져야지. 양심이 없다’며 고함을 질렀고 흥분하면 흉기로 칠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문제의 기업 회장은 “현수막을 찢으려 했을 뿐 사람을 해치려 한건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잊혀질만 하면 불거지는 기업 회장님들의 폭행 등 일탈적 행위는 ‘오너 리스크’라는 이름으로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논란이 커지면 그제서야 당사자들은 수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죄송하다”며 대국민사과를 이어가지만 기업 이미지 훼손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과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등 국민들의 관심을 뜨겁게 달궜던 회장님들의 일탈행위들을 짚어봤다.

왼쪽부터 한화 김승연 회장, M&M 최철원 대표,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한화 김승연 회장, M&M 최철원 대표,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 이들은 폭행사건 등으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화 김승연 회장의 ‘청계산 보복폭행’ 사건

2007년에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자신의 경호원을 동원해 자신의 둘째아들을 폭행한 클럽 종업원들을 ‘보복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일이 있었다. 이른바 ‘청계산 보복 폭행’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해당 사건으로, 김 회장은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 실형을 선고 받고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3년에 사회봉사 명령 200시간으로 감형받았다. 

사건은 2007년 3월 김 회장의 둘째아들 김동원씨가 서울 청담동 G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다가 북창동 S클럽 종업원 일행과 시비가 붙었고, 김씨가 눈가를 심하게 다치며 시작됐다. 이에 격노한 김 회장은 자신의 경호원과 용역업체 직원 등을 동원해 현장으로 가서 종업원 4명을 청계산으로 끌고 간뒤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했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 정작 자신의 아들을 때린 주도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 김 회장은 곧바로 북창동 S클럽으로 향했고, 현장을 장악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아들을 폭행한 놈을 끌고 오라’고 한뒤 해당 종업원을 상대로 직접 폭행을 하는가 하면 아들에게 맞은 만큼 때리게끔 했다. 이후 폭탄주를 만들어 피해자들에게 주면서 ‘남자답게 화해했으니 없던 일로 하자’고 제안하고 술값 명목으로 100만원을 준 뒤 현장을 떠났다.

이러한 사건이 세간에 알려진 이후 사회적 공분이 일었고, 김 회장은 “자식에게 먼저 회초리를 들어 꾸짖지 못했던 자신이 너무도 후회스럽다”고 고개를 숙이기에 이르렀다.

#재벌 3세 최철원의 ‘맷값 폭행사건’

2010년에는 SK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 M&M 대표의 ‘맷값 폭행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이 사건은 영화 ‘베테랑’에서 배우 유아인의 명대사 “어이가 없네”의 모티브가 된 사건으로 더욱 유명하다. 

사건은 2010년 10월 서울 용산 M&M사무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화물연대 소속 탱크로리 지입차주였던 피해자 A씨는 회사 인수합병과정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본사 앞에서 1인 차량시위를 벌였다. 이후 M&M 측이 “회사가 탱크로리를 사겠다. 계약을 하러 회사로 오라”고 했고, 회사를 찾아간 A씨는 최 대표로부터 야구방망이로 폭행 당했다.

당시 최 대표는 회사가 책정한 탱크로리 값 5000만원이 적다며 금액을 더 올려달라는 A씨에게 “돈을 받고 싶으면 맞아야 한다”며 “2000만원을 주는 대가로 야구방망이로 20대를 때리겠다”고 말했다. 위압적 분위기 속에서 엎드려 뻗친 A씨를 상대로 최 대표의 폭행이 시작됐고 야구방망이로 10대를 때린데 이어 잘못했다고 비는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폭행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폭행이 끝난 이후 최씨는 A씨에게 1000만원권 자기앞수표 2장을 건넸다. 

해당 사건이 알려진 이후 사회적 공분이 일며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고, 최 대표 측은 “군대에서 빠따(배트) 정도의 훈육이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항소한 최 대표는 피해자와 합의했고 2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 내려졌다. 

10년이 흐른 2021년 무렵 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인 신분이 되고 해당 사건이 재조명되자, 최 대표는 취재진 앞에서 “과장과 허구에서 나온 것이다. 나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다”고 말해 재차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위디스크 양진호 회장의 ‘갑질폭행’ 사건

2018년에는 IT업계 거물이었던 위디스크의 양진호 회장이 직원 등을 상대로한 갑질 폭행과 엽기적인 행각으로 사회적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수사과정에서 배임과 음란물 불법유통 등의 혐의가 추가됐다. 

2018년 공개된 한 영상은 2015년 4월 촬영된 것으로, 양 회장이 사무실에서 “살려면 똑바로 사과해”, “니가 뭐했는지 몰라서그래? XX야” 등의 폭언을 하며 직원의 뺨을 때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당시 위디스크 관계자는 뉴스타파를 통해 “양 회장이 이런 폭행영상을 찍게 지시하고 영상을 기념품으로 소장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이 외에도 양 회장이 워크샵을 간 자리에서 일본도와 석궁 등으로 살아있는 닭을 죽이도록 직원들에게 시킨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 또한 BB탄총으로 직원들을 쏘거나 극단적 선택을 강요하고, 강제로 미용실에 데려가 염색을 시키는가 하면 여직원 몸에 립스틱으로 자신의 이름을 쓴뒤 사진을 찍는 등의 엽기적 기행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이같은 갑질과 폭행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불러 일으키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됐고, 수사과정에서 회삿돈 90억원을 빼돌린 배임 혐의와 음란물 불법유통 등의 범죄행위가 추가로 밝혀졌다. 양 회장은 갑질폭행으로 징역 5년의 실형이 확정됐고, 배임과 관련해서 징역 2년이 추가 확정됐다. 음란물 유포 등의 혐의는 지난 2023년 1월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된 이후 항소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사진=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 조현아‧조현민 ‘땅콩회항’과 ‘물컵갑질’ 

회장이 아닌 특수관계인, 이른바 오너일가의 갑질이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일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대한항공 소속이었던 조현아‧조현민 자매의 ‘땅콩회항’ 사건과 ‘물컵갑질’ 사건이다. 

‘땅콩회항’ 사건은 2014년 12월 대한항공 오너일가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항공기를 되돌려 수석 승무원인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게끔 시킨 일이다. 1등석에서 견과류 일종인 ‘마카다미아’를 접시에 담지 않고 봉지째 줬다는 것이 이유였다. 

게이트를 떠난 항공기가 다시 게이트로 돌아오는 램프리턴에 대한 항공법 위반여부 등이 문제가 되면서 국제적으로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구속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조현아 전 부사장은 남편과의 이혼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며 더욱 논란을 낳았고 최근 이름을 ‘조승연’으로 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컵갑질’ 사건은 2018년 3월 차녀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회의 도중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한다며 광고대행사 담당 팀장에게 물컵을 집어던진 것이 알려진 사건이다. 던진 물컵이 사람에게 맞지는 않았지만 물을 해당 팀장에게 뿌린 것으로 알려지며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고발 당했다. 

이후 조현민 당시 전무가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화내는 음성파일이 추가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졌고, 땅콩회항에 이은 물컵갑질로 조양호 회장 일가족을 둘러싼 폭언‧욕설 등 수많은 제보들이 쏟아졌다. 두 자매의 모친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공사현장 작업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서류를 뿌리는 등 갑질을 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해당 사건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조현민 전 전무는 1년2개월 만에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발령받아 경영에 복귀했고 최근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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