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이름과 다르게 선생 죽이는 김밥집 저는 더 이상 이용하지 않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선생...이름 바꾸세요”, “점주에 대한 조치 요청합니다. 조치가 없다면 이제는 더 이상 이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저 김밥집에 가면 그 선생님 생각나서 이제는 못 갈 것 같아요”
이는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 김선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용자들의 댓글들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겨서 누리꾼들이 이렇게 분노한 것일까.
대전교사노조와 주요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대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A씨가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인 7일 숨을 거뒀다.
A씨는 2019년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하고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고 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A씨가 사용하던 교무실이 문제가 있던 학생 4명 중 한 명과 복도를 같이 공유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학부모로부터 당장 자리를 옮기라는 민원이 제기된 적도 있다고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 기간 당시 등교 시간 교문 앞에서 마스크 착용을 지도했는데, 해당 학부모가 자신의 아내를 통해 자식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당장 치워라, 그 선생”이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유족은 A씨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했을 당시 “학교에선 어떤 지원도 없이 ‘그냥 조용히 넘어갔으면 좋았을 거 왜 일을 키웠느냐’는 식으로 오히려 A씨 잘못인 것처럼 방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씨의 아동학대 혐의는 2020년 무혐의 처분으로 결론났으나, 해당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사와 마주치기 싫다”면서 그가 학교를 떠날 때까지 4년여간 민원을 지속해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A씨는 매주 토요일 서울에서 열린 서이초 추모 집회에 참석해 교사 죽음의 진상 규명과 교권 회복을 주장해왔으나, 끝내 생을 마감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 대전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해 학부모’가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 김선생’의 가맹점주라는 정보가 퍼지면서 분노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당초 포털사이트 지도 앱에서 ‘바르다 김선생’의 대전 지역 사업장의 ‘별점·후기’란에 비난 글이 잇따랐다. 급기야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 인스타그램에도 “(해당 가맹점) 점주에 대한 조치를 요청한다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일부 누리꾼은 “본사는 무슨 죄냐”, “학부모는 괘씸한데 본사가 점주 사생활까지 어떻게 간섭하냐”, “본사서 소송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등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댓글 때문인지 현재 ‘바르다 김선생’ 본사 측은 일부 게시물 댓글 창을 닫아버린 상태다.
한편, 지난 7일 오후 6시경 A씨의 유족은 A씨의 사망선고를 받은 뒤 신체조직 기증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누리꾼들의 아타까움을 더욱 자아냈다.
A씨의 신체조직은 앞으로 긴급 피부 이식 수실이 필요한 화상 환자 등 100여 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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