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매출 올린 농심의 악수…‘김치’라면 중국식 표기 논란
1.2조 매출 올린 농심의 악수…‘김치’라면 중국식 표기 논란
  • 박영주 기자
  • 승인 2024.01.25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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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겉면에 ‘김치’를 중국어 ‘辣白菜(라바이차이)’로 표기해
美공장서 제조된 제품, 아마존에서도 팔리는데…표기오류라니
서경덕 교수 “우리 기업들도 올바른 표기에 힘 모아 달라”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농심이 제품 겉면에 ‘김치’를 중국어로 ‘辣青菜(라바이차이)’라고 표기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제품은 미국‧캐나다 등 북미를 중심으로 판매되는 ‘김치라면’ 제품으로, 라바이차이는 우리나라의 김치와는 전혀 다른 중국 동북지방의 배추 절임 음식인 만큼 올바른 표기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점을 지적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김치 종주국으로써의 위상을 전 세계에 널리 떨칠수 있도록 우리 기업들도 올바른 김치표기에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중국어로 표기된 농심의 김치라면(미국 아마존 판매제품) /사진출처=미국 아마존 사이트 캡쳐
중국어로 표기된 농심의 김치라면(미국 아마존 판매제품) /사진출처=미국 아마존 사이트 캡쳐

25일 서경덕 교수는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에 거주하고 계신 많은 분들이 공통으로 제보해 주신 것이 있다”며 “한국의 유명 라면기업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김치라면’ 겉면에 ‘김치’를 중국어로 ‘辣白菜(라바이차이)’로 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라바이차이는 중국 동북지방의 배추 절임 음식인데, 우리의 ‘김치’와는 전혀 다른 음식”이라 꼬집었다.
 
서 교수는 “잘 아시듯 최근 몇년간 중국에서는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 및 글로벌타임스의 김치 도발 기사,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 백과사전의 김치 기원 왜곡 등 지속적인 ‘김치공정’을 펼쳐왔다”며 “이럴수록 우리는 국내외로 김치에 관한 기본적인 표기부터 잘 사용해야만 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에서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일부 개정하면서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한 바 있다”며 “잘못된 중국어 표기를 사용하게 되면 중국에게 또 하나의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아무쪼록 김치 종주국으로써의 위상을 전세계에 널리 떨칠 수 있도록 우리 기업들도 올바른 김치표기에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사진=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게시글 캡쳐
/사진=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게시글 캡쳐
문제의 제품은 미국‧캐나다 등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김치라면 제품으로, 미국 현지공장에서 제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인터넷 종합 쇼핑몰 ‘아마존’에서도 팔리고 있으며 봉지라면과 사발면 2가지 형태로 출시돼있다.  최근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한국라면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분위기 속에서, 이같은 ‘표기오류’가 발생했다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실제로 농심은 전날인 24일 2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달성한데 이어 작년에는 매출액이 1조21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며 그 배경에는 ‘해외매출 성장세’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미국 법인의 신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19% 성장하며 신라면 해외매출 증가분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한국라면이나 한국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만큼, 이번 일처럼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해당 논란과 관련해 농심 관계자는 “농심 제품이 맞다”며 “해외 판매 제품의 주표기를 ‘Kimchi’로 하고 있다. 한자를 사용하는 해외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은 글씨로 배추김치의 속성을 알리는 ‘라바이차이(辣娃娃菜)’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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