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우리나라에 수많은 영화관이 있지만, CGV를 빼놓고 영화관을 논할 순 없다. CJ CGV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CJ그룹 계열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체인이다.
멀티플렉스란 다중 영화관과 함께 다양한 오락문화공간의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을 의미한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영화관은 단관극장이었다. CGV가 대기업 최초로 멀티플렉스 영화산업에 투자하면서 본격적인 멀티플렉스 극장 시대가 열렸다.
1996년 당시 제일제당 그룹, 홍콩 골든하베스트, 호주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가 지분율 50:25:25의 비율로 CGV를 함께 설립했다. CheilJedang, Golden Harvest, Village Roadshow의 앞 글자를 따서 CGV(CJ Golden Village)라는 이름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2000년 골든하베스트가, 2002년 빌리지 로드쇼가 차례로 지분을 철수했고, CJ그룹에서 단독으로 운영하게 되자 2002년 CJ CGV로 사명을 변경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스크린을 보유했음에도 코로나19가 삶의 변화를 가져오며 CJ CGV는 한동안 주춤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54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상승했고, 영업이익도 491억원으로 국내 영화관 중 유일하게 흑자 전환하며 회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에는 전사 박스오피스 기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87%까지 회복하고, 글로벌에서는 2019년을 상회하는 105% 수준까지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회복의 주요 원인은 CJ CGV가 멀티플렉스에서 컬처플렉스로 진화를 거듭하는 양상을 보여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얼터너티브 콘텐츠’의 집합체 브랜드인 ‘ICECON’을 통해 코로나19로 주춤했던 관객의 발걸음을 움직였다.
ICECON은 함께 즐기는(Interactive), 개성있고(Colorful), 흥미로운(Exciting) 콘텐츠(Contents)를 뜻한다. ‘얼터너티브 콘텐츠’는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는 콘서트·뮤지컬 라이브 실황, 스포츠·게임 중계 등을 말한다.
즉, ICECON을 통해 극장에서 영화가 아닌 다양한 콘텐츠를 대형 스크린으로 즐기며 관객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플레이(PLAY), 스테이지(STAGE), 라이브러리(LIBRARY), 채널(CHANNEL) 섹션으로 나눠지며, 각각의 섹션에서 e스포츠 생중계, 공연장, 북토크, 유튜브 콘텐츠 등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ICECON은 <방탄소년단:옛 투 컴 인 시네마>, 임영웅 공연 실황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 <블랙핑크 더 무비>등 공연 실황과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같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단독 중계하며 영화관의 회복을 이끌었다.
CJ CGV의 자회사인 CJ 4D플렉스도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특별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전략 지역 중심의 스크린X(ScreenX) 상영관 확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ScreenX는 전면 스크린을 넘어 양쪽 벽면까지 3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세계 최초 미래형 다면 상영관이다. CGV와 KAIST가 공동 개발했으며 영화를 더욱 입체적으로 볼 수 있어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CJ CGV는 이달 ‘듄: 파트2’, ‘파묘’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범죄도시4’, ‘베테랑2’, ‘인사이드 아웃2’ 등 흥행작들의 속편도 올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