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투자와 대출의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우리나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과 25개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관련 대출·투자 자산 규모는 모두 20조원에 이른다. 특히 위기의 발원지인 미국·캐나다 지역 부동산만 11조 4000억원으로 금융권 전체 익스포저 20조 4000억원의 절반 이상인 55.9%에 달했다
업권별 익스포저는 5대 금융그룹 계열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7조 533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증권사는 3조 5839억원,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각각 2조 7674억원, 1조 687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글로벌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해외부동산 시장도 정체기를 겪고 있어 관련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큰 문제 없다는 입장이어서 당국의 태도가 안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익스포저란?
익스포저(Exposure)란 특정 기업이나 금융회사와 연관된 위험 노출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주로 신용 사건 발생 시 받기로 약속된 대출이나 투자 금액은 물론 연관된 모든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손실 우려 금액을 가리킨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작된 고금리 기조에 따라 최근 수년간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생존기로에 선 소상공인과 기업들이 대출을 늘리고, 부동산에 영끌한 가계대출마저 급증했기 때문에 지난해 4대 은행의 이자 수익은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해외 부동산 시장의 잠재 부실화가 현실이 되는 상황이 닥치자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조만간 해외 부동산 투자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권은 국내 금융사의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한 내부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다각도로 위기 대응 여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융기관의 익스포저가 존재하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리스트를 별도로 추려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