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깨진 유리창 이론
[김진혁 칼럼] 깨진 유리창 이론
  • 김진혁
  • 승인 2024.05.0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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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1763년 설립한 베어링 은행은 트레이더 한 사람의 투자 실패로 무너졌다.

싱가포르 지점의 닉 리슨은 선물거래를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본사는 그의 능력을 과신했고 관리체계를 허술하게 챙겼다. 닉슨은 선물거래에 따르는 일시적인 거래 손실을 관리하기 위한 여러 개의 허위 계좌를 만들었다.

월말에 한 번씩 결산하는 내부통제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1995년 닉슨은 주가지수 선물에 투자했지만, 주가 하락으로 12억 달러의 손실이 야기됐다. 베어링은 이 사건으로 파산해 네덜란드의 ING에 1달러에 합병되는 수모를 겪었다. 닉슨은 싱가포르에서 4년간 수용되었다.

길을 지나가다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 자동차 뒷문이 깨진 채 방치된 자동차가 서 있다면, ‘누군가 버린 차’란 생각이 들고 쓰레기를 죄의식 없이 버릴 것이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무질서라도 방치하면 큰 사건이 전염될 수 있다는 이론을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고 한다. 이 이론은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James Q. Wilson)과 조지 켈링(George L. Kelling)이 소개한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이 이론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980년대의 뉴욕 지하철이다. 당시의 뉴욕 지하철은 치안이 좋지 않아 여행객들 사이에서 절대 타지 말아야 할 대중교통이었다. 뉴욕시는 지하철의 흉악범죄를 줄이기 위해 지하철에 도배돼 있던 낙서를 깨끗이 지웠다.

그러자 점점 중범죄 수가 감소했다. 사소하게 보이는 것을 그대로 나누면 큰일로 번지는 것을 막은 사례로 꼽힌다. 한 심리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청소가 안되 지저분한 공간에는 심박수가 증가하여 우울해진다.

영국의 작가 새뮤얼 스마일스의 “생각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습관을 낳고, 습관은 인격을 낳고, 인격은 운명을 낳는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내 방 청소부터 깨끗이 하자. “청결하면 신(神) 옆에 간다’라는 격언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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