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경험 부족 우려 의식했나…인사말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 공식화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남매의 난으로 몸살을 앓았던 ‘아워홈’의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매각이 초읽기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롭게 대표이사 회장직에 앉은 장녀 구미현 이사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식화하고 “주주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전문기업으로의 경영권 이양”이라고 밝힘에 따라, 매각 의지가 강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구지은 전 부회장이 물러난 이후, 지난 18일 장녀인 구미현 이사는 새로운 대표이사 회장으로 앉았다.
구미현 이사의 남편인 이영열 사내이사는 부회장이 됐으며, 경영총괄사장은 故구자학 선대 회장의 비서실장과 경영지원본부장(CFO)을 역임한 이영표 씨가 맡게 됐다.
회장직에 앉게 된 장녀인 구미현 이사는 가정주부, 부회장직에 앉게 된 이영열 사내이사는 전 한양대 의대 교수로 알려져 있었다. 이들 모두 경영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아워홈은 지난 18일 이같은 내용의 신규 경영진 인사 단행 소식을 전하면서, 이영표 경영총괄사장의 취임 인사말을 통해 “회사 안정과 경영진 신뢰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임직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 안정을 위해 경영진 교체 때마다 상투적으로 시행했던 대대적 조직개편 등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며, 신규 경영진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해 신뢰를 쌓겠다”고 덧붙였다.
경영 경험이 없다는 부분 때문에 나오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듯, 아워홈 구미현 신임 대표이사 회장은 19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인사말을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식화 했다.
구미현 신임 회장은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합리적인 회사 경영. 즉 사업의 지속 발전을 지향하는 전문기업으로 경영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본인을 포함한 주요 주주의 지분을 유능한 전문기업으로 이양함에 있어 현재 아워홈 직원들의 고용승계 및 지위보장을 명문화할 것”이라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영진 인사를 시작으로 ‘아워홈 매각’에 보다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래 아워홈의 지분은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장녀 구미현 회장 19.28% ▲차녀 구명진 씨 19.6%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어 98% 가량을 故구자학 선대 회장의 자녀들이 소유한 구조다.
쪼개져 있는 지분 탓인지 아워홈 내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끊이질 않았다. 2017년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섰던 구미현 씨는 2021년 막내 구지은 부회장 편을 들었다가 ‘무배당 방침’에 반발해 2022년 다시 장남 편으로 서는 등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지난 4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씨가 합심해 구지은 전 부회장을 이사회에서 몰아낸 이후, 지금의 구도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