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셀-전기차 일괄 생산 시스템…아세안 전기차 시장 전략적 우위 선점
정의선 “현대차그룹-인도네시아 함께 이룬 협력의 결실, 굳건한 파트너십 상징”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Hyundai LG Indonesia Green Power)’를 준공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배터리셀부터 완성차까지 일괄 생산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3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지시간으로 3일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KNIC)에 위치한 HLI그린파워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함께 ‘인도네시아 EV 생태계 완성 기념식’을 열었다.
HLI그린파워 준공과 코나 일렉트릭 양산을 기념하는 이날 행사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에서 3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특히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장착해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The all-new KONA Electric)’ 양산을 시작한다. 이에 따라 현지 일괄 생산 시스템을 바탕으로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인구기준 세계 4위이자, 동남아국가연합(ASEAN)의 핵심 국가로서 폭발적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인 니켈 매장량 및 채굴량 세계 1위로 원자재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날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우리는 오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및 전기차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 중요한 프로젝트를 결단한 현대차그룹과 정의선 회장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과 LG와의 통합 배터리 생태계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 덧붙였다.
정의선 회장은 인사말에서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의 완공과 코나 일렉트릭 양산은 현대차그룹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이룬 협력의 결실이며, 우리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동시에 아시아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생태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며, 자원 순환형 수소 솔루션에서부터 미래 항공 모빌리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영역을 함께 개척하겠다”며 “우리는 ‘믐부까 잘란 바루(Membuka jalan baru,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의 정신으로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 거듭 강조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축사에서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서 인니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최초로 양산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양국 전기차 협력의 산실인 이곳이 인도네시아 전기차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 말했다.
특히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HLI그린파워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을 배터리 모듈과 팩에 직접 조립하는 한편,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1호차에 서명해 의미를 더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2019년 울산공장에서 열린 인도네시아공장 투자협약식에서도 코나 일렉트릭에 기념 서명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배터리셀-전기차 생산 체제 구축은 인도네시아를 넘어 아세안 전기차 생태계 조성의 핵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도 원자재 조달-배터리 및 완성차 생산-충전 시스템 확대-배터리 재활용을 포괄하는 ‘현지 전기차 에코 시스템’을 마련하고,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HLI그린파워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고함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에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A)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로,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는 물론 현대차·기아의 다양한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특히 오는 17일 인도네시아에 출시되는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는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이 탑재된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을 인도네시아 대표 전기차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2030년에 6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전기차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기차 구매시 교통혼잡을 피하기 위해 적용 중인 2부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자카르타 등 주요 도시에서는 12~15%에 달하는 등록세를 면제‧감면 받을 수 있다. 추가로 현지화율 조건을 만족하는 전기차는 사치세(15%) 면제, 한시적 부가세 10%p 감면 혜택을 받기 때문에 현대자동차의 전기차에 대한 수요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