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해썹(HACCP)’이라는 단어는 우리 생활에서도 이제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이 식품은 해썹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서 안전합니다.’, ‘해썹 인증 식품이라 믿고 먹을 수 있습니다.’와 같이 ‘해썹’이라는 용어는 ‘안전한 먹거리’의 또 다른 말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국민들에게 신뢰와 안전함 등 좋은 느낌을 주는 해썹이라는 단어가 창업자들에게는 공포를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 식품은 해썹 의무대상 제품이라서…사업 하시려면 마음 단단히 먹으셔야 합니다.”
저희 사무소에서 식품 제조 관련 상담을 하다보면 정말 자주하게 되는 말입니다.
사실 마음만 단단히 먹는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자금도 충분해야 합니다. 사업을 위한 준비기간도 많이 필요합니다.
해썹 인증을 받은 업체는 식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물학적, 화학적, 물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완전히 차단하고, 생산을 합니다. 이에 해썹 인증 업체에서 만든 식품은 믿고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위험요소들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시설과 시스템이 있어야지만 해썹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에 식품 제조 창업 시 해썹 인증까지 받으려면 당연하게도 많은 자본금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일부 식품은 ‘해썹 의무대상’에 해당이 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과자, 캔디, 빵, 떡, 초콜릿, 어묵, 어육소시지, 음료(커피, 차 제외), 아이스크림, 김치, 레토르트식품, 면, 즉석석취식품, 순대 제품 등은 해썹 인증을 받지 않으면 제조를 해서 다른 업체에 납품을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해썹 의무대상에 해당되는 식품을 인증을 받지 않고 생산해서 시장에 유통하면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하나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럼 해썹 의무대상에 해당되는 제품은 음식점에서도 만들 수 없고, 해썹 업체에서 납품을 받아서 팔아야 하나요?”
해썹 의무대상은 ‘식품제조가공업’ 업체에만 적용이 됩니다. 따라서 휴게음식점, 일반음식점과 같은 식품접객업이나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장은 해썹 인증을 받지 않고 만들어서 팔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주의를 해야 되는 부분은 해썹 의무대상에 대한 적용 시기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썹 의무대상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의무적용 시행시기를 다르게 적용하며 식품 제조업체들이 시설을 구축하고, 인증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줬습니다. 현재는 해썹 의무 대상 식품들은 대부분 유예 기간이 끝나고 의무 적용으로 변경이 됐습니다.
그런데 올해 변동이 적용되는 큰 사안이 하나 있습니다. 고기를 가공해서 햄, 소시지, 베이컨을 만들거나, 불고기, 갈비, 닭갈비와 같은 양념육, 곰탕, 삼계탕과 같은 식품을 만드는 ‘식육가공업’이라는 업종은 오는 2024년 12월 1일이 되면 모든 업소가 해썹 의무 대상으로 전환이 됩니다.
따라서 2024년 내에 고기 제품을 다루는 식품 제조업 창업을 하는 경우,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은 해썹 인증을 받지 않고 제조업 창업을 할 수 있습니다. 축산물가공업 역시 시설기준이 만만치 않지만, 해썹에 비하면 수월합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은 인증 없이 창업이 가능하더라도 12월 1일이 되면 해썹 인증을 받지 않고는 제품을 생산해서 유통을 할 수 없게 됩니다.
12월 1일 전에 식육가공업 창업을 할 때, 이를 알지 못하고 섣부르게 시설을 만들었다가 1년도 채 사용하지 못하고, 투자 비용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재형 약력
現 하나 행정사가맹거래사사무소 대표
現 소상공인진흥공단 희망리턴패키지 컨설턴트
現 경실련 프랜차이즈피해구제상담센터 법률상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