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형 칼럼] 김치 제조업 창업 쉽게 보면 안 되는 이유
[박재형 칼럼] 김치 제조업 창업 쉽게 보면 안 되는 이유
  • 박재형 행정사·가맹거래사
  • 승인 2024.10.15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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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행정사·가맹거래사
박재형 행정사·가맹거래사

[파이낸셜리뷰] 김치는 우리 밥상에 빠질 수 없는 반찬 중에 하나입니다. 다른 반찬은 식사마다 자리를 바꿔도 김치는 종류를 불문하고 최소 한 가지는 우리 밥상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23년 12월에 발표한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김치 소비량은 예전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2021년 기준 176만 톤으로 추정될 정도로 많은 소비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김치 제조업체의 전체 김치 생산량은 2022년 기준 연간 48만 7276톤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김치 제조업 업체의 김치 판매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2년에는 1조 5천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각 가구별로 직접 김치를 담그어 조달하는 비중은 2017년 56.3%에서 2021년에는 22.1%까지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김치 소비량이 줄어든다고 해도 여전히 김치는 우리의 삶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식품이고, 매년 직접 담그어 먹는 가구보다 사먹는 가구들이 늘어나면서 김치 제조업의 수익성은 증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김치 제조업을 창업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김치가 바로 ‘HACCP(해썹)’ 의무 식품에 해당 되기 때문입니다. 김치를 제조해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를 하는 것은 음식점,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고만으로 가능하지만, 김치를 유통해서 다른 식당이나 판매점에 납품을 하기 위해서는 ‘식품제조가공업’ 인허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김치를 생산하는 업소는 식품제조가공업 인허가와 함께 ‘HACCP 인증’을 받아야지만 비로소 김치를 생산해서 유통할 수 있습니다.

해썹 인증은 그 시설 기준이 식품제조가공업소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 식품제조가공업장이 단순히 시설을 위생적으로 관리해서 식품을 안전하게 만드는 수준이라면, 해썹 인증 업소는 식품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해요소(화학적, 생물학적, 물리적)가 완전히 제거되었다는 것이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이 되어야지만 인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김치 제조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해썹 시설 요건에 맞춰서 시설 비용을 투자해야 합니다.

심지어 국내에서 생산하는 김치 제조업소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김치를 국내로 수출하는 업체들 역시 해썹 의무적용 대상에 해당이 됩니다.

몇 년 전 SNS에서 퍼진 중국 김치 공장의 비위생적인 제조 현장에 대한 영상으로 인해 우리나라 전체가 들썩였던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식약처는 이와 같이 해외에서 비위생적으로 무분별하게 생산해 국내로 들어와 국민의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식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김치 제품에 대해서는 해외 업소도 해썹을 받아야지만 수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021년 의무 적용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89%의 업체가 해썹 인증을 완료했으며, 오는 2024년 10월 1일부터는 해외에 있는 모든 김치 제조업소가 해썹 인증을 받지 않으면 국내로 김치를 들여올 수 없습니다.

그런데 창업자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모든 김치가 해썹 의무 대상은 아닙니다. 해썹 의무 대상이 규정되어 있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의 내용을 보면 해썹 의무 대상 품목 중 김치류 제품은 ‘배추를 주 원료로 하는 김치’를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치에는 종류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김치의 종류는 대략 336종 가량이 있다고 합니다. 무를 사용하는 총각김치, 깍두기, 석박지부터 열무김치, 갓김치, 파김치, 동치미 등 여러 김치들이 있습니다.

이에 김치 제조업 창업을 원하신다면 배추김치가 아닌 다른 김치 종류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배추김치가 아니라면 해썹 의무 인증까지 받지 않아도 되니, 식품제조가공업의 시설 기준만 갖춰서 보다 적은 비용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더 큰 시장과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자 한다면 해썹 인증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해썹은 많은 시설 비용이 필요합니다. 이에 당장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식품제조가공업을 시작으로 점차 브랜드를 알리고, 공급량을 확대해가며, 추후 대규모 투자로 해썹 인증을 받아서 수요층을 늘려나가는 점진적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안정적일 것입니다.

박재형 약력

現 하나 행정사가맹거래사사무소 대표

現 소상공인진흥공단 희망리턴패키지 컨설턴트

現 경실련 프랜차이즈피해구제상담센터 법률상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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