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호텔롯데가 2년만에 일본 투자를 재개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이달 중 ‘호텔앤리조트 조에스묘코’에 44억엔(한화 440억원)을 투입해 신주 8만 8000주를 취득한다.
호텔앤리조트 조에스묘코는 일본 중북부 니가타(新潟)현 묘코(妙高)시에 위치한 아라이(新井)리조트를 운영하는 업체다. 호텔롯데는 호텔앤리조트 조에스묘코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아라이리조트는 소니의 창업자인 고(故) 모리타 아키오 전 회장의 장남 모리타 히데오가 500억엔(약 5000억원)을 들여 만들었던 리조트다.
스키 슬로프, 온천·수영장, 숙박시설은 물론 모리타 가문의 상징인 양조장도 갖추고 있어 한때 많은 사람들이 찾았으나, 경기 둔화와 소니그룹의 경영난으로 지난 2006년에 폐쇄됐다. 대학 때 스키선수로도 활동한 신 회장은 2014년부터 대한스키협회장을 맡고 있다.
호텔롯데가 일본 투자에 나선 것은 2년여만이다. 호텔롯데는 지난 2006년 폐쇄된 후 묘코시가 운영해 오던 아라이조트를 2015년 7월초 238억원에 인수했다.
아라이리조트 운영법인으로 호텔앤리조트 조에스묘코를 설립해 리조트를 새롭게 꾸며 재개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투자 직후인 지난 2015년 7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의 해임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가 계속 이어지며 추가 투자를 진행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당초 지난해에 아라이리조트를 재개장하려던 계획도 이룰 수 없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의 이번 투자는 ‘롯데그룹 광폭 행보’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검찰 수사와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호텔롯데 관계자는 “2월 중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조직 개편까지 이뤄지면 롯데그룹의 분위기가 확 바뀔 것”이라며 “롯데월드타워 개장을 비롯해 다수의 국내외 호텔·리조트 신규 출점도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호텔롯데 상장 준비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솔솔 나온다. 호텔롯데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8000억원대 투자에 나설 예정으로 향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려면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필요해 설득력이 있는 대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롯데은 상장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주된 목적일 것”이라며 “호텔롯데 상장 공모 규모를 최대 5조 3000억원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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