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일동후디스가 직원 개인 사찰 논란에 이어 몇 년전 불거졌었던 세슘관련 이슈가 다시 회자돼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일동제약 등 일동홀딩스 지주자 전환작업의 한 축인 일동후디스로서는 향후 행보에 큰 부담을 가지게 될 전망이다.

분유회사가 직원 개인사찰을 한다?

15일 인터넷매체 케이제이타임즈에 따르면 ‘블라인드 앱’ 일동후디스 게시판에 인턴직원 정규직 전환 관련 비리와 부장급 간부들이 연루된 횡령 비리 등의 내용이 올라오자 외부 확산을 우려한 회사 측이 블라인드 앱 가입 직원 명단을 만들고 개별 접촉으로 탈퇴를 강요했다고 전해졌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인사팀 간부가 글을 올린 직원들을 호출해 “블라인드 앱에서 탈퇴하고 자신에게 확인 받아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으며, 일부 직원은 “개인의 권리를 이런식으로 짓밟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지만 회사 측은 여전히 탈퇴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회사의 발전을 위해 바른 소리를 내고 있는 다른 직원들에 대한 탈퇴 압박도 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개인 사찰이라고 항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블라인드 앱 자체가 회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회사의 발전을 도모하는 긍정적인 부분을 기대할 수 있는데 회사 측이 이를 강제로 막고 한 발 더 나아가 탈퇴 압박을 지시하는 것은 ‘개인 사찰’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일동후디스의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도 다소 황당하고 무리한 부분이 있다는 분위기다. 직장과 업계 혹은 계열사 직원 간 정보교류라는 순기능이 블라인드 앱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는데 기인한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블라인드 앱을 통해 회사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개선해 나가기 바라고 있다”며 “가끔 직장생활의 생생한 정보를 얻거나 경쟁사에 대한 소식도 접할 수 있고 일상에서 얻기 힘든 정보를 접하는데 유용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소식이 사회적인 논란으로 떠오른 것도 블라인드 앱을 통해서였다”며 “이로 인해 부당한 관행이나 잘못된 부분을 짚고 넘어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관계자는 “익명 게시판을 통해 개인의 의견을 게재하는 것 자체를 막는 것은 명백한 ‘개인 사찰’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냐”며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그러한 지시는 없었던 걸로 안다”며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수입 분유 압타밀로 다시 회자 되는 ‘세슘’ 논란

이런 가운데 업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독일산 수입 분유 ‘압타밀’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국내 분유 시장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는 ‘불검출’을 기준으로 제품을 관리한다. 때문에 미량이라도 아기들이 먹는 수입 분유에서 세슘이 검출됐다는 소식 자체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특히 압타밀은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수입 분유로 국내 소비자들은 구매 대행업체나 직구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구입한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같은 정부 기관의 관리 감독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수입 분유의 세슘 논란은 국내 산양 분유 시장의 선두 업체인 일동후디스 입장에서 볼 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 지난 2012년 일동후디스 산양 분유 제품이 세슘 논란에 휩싸이자 소비자들은 제품을 외면했고 곳곳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일동후디스의 산양 분유 제품과 트루맘 분유의 매출 규모는 추락했고, 이후 회사는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일동후디스의 산양 분유는 OEM 형식으로 뉴질랜드에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한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수입 산양 분유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압타밀의 세슘 논란을 남의 일로만 치부하기에는 일동후디스로서는 난감한 대목이다.

일동후디스 상장에 걸림돌 될까 ‘전전긍긍’

이 같은 연이은 악제에 이금기 회장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해 8월 일동후디스가 계열사의 한 축으로 있는 일동홀딩스그룹이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일동후디스 상장과 지분 매입 등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분할존속회사가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에는 2년 내에 상장 자회사는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해야 한다. 일동제약이 소유하고 있는 일동후디스의 지분은 29.91%로 비상장 자회사 지분율 요건(4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일동제약이 지주회사 전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오는 2018년 8월 1일까지 일동후디스의 추가 지분을 확보 하거나 보유 중인 지분 모두를 매각해야 한다. 지분을 조정하지 않으려면 자회사인 일동후디스를 상장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 셈이다. 분할존속회사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과징금을 부과 받을 수 있으며 요건 충족을 위한 지분 매입 시 고가 매수로 인하여 예상보다 과다한 지출이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동제약이 일동후디스를 상장시켜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일동제약 경영진과 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장이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장내에서 일동제약 주식을 끌오 모을 예정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동후디스의 연이은 악재는 향후 일동홀딩스 지주자 전환 작업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일동후디스 관계자 “일동후디스 상장과 관련해서는 아는 바가 없고 경영진들이 알아서 할 문제”라며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