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한국씨티은행은 지점을 80% 폐점하고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를 지난달 27일 신설, 운영에 들어간다고 13일 밝혔다.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는 전화와 인터넷, 모바일을 포함한 다양한 비대면 채널을 활용해 고객 맞춤 상품과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가치센터를 이용하면 고객은 굳이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콜센터를 통해 담당자를 연결 받을 필요 없이 장소나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마치 영업점을 방문해 상담 받는 것처럼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이 모든 금융 거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거래의 95% 이상이 이미 은행 영업점 외 비대면 채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해 금융 서비스를 받는 것보다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러한 전략 변화를 시도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씨티은행은 대면채널 강화 차원에서 WM(자산관리)센터(서울센터, 도곡센터, 분당센터 등)를 추가 개점하고 여신 상품을 전문으로 서비스하는 여신영업센터를 신설·대형화했다. 각 센터에는 80~100여명의 금융전문가가 근무할 예정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전통적인 형태의 영업점은 더 이상 맞지 않는 접근 방법으로 고객이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어디서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객집중센터와 고객가치센터는 금융전문인력을 모바일과 인터넷 등 디지털 채널로 확장하는 것으로 인력 감축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 다수의 관계자들은 한국씨티은행의 이 같은 일방적인 지점 축소방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노동조합 측은 “고객가치센터나 고객집중센터는 사실상 콜센터와 마찬가지로, 사측 계획대로 지방 영업점이 폐점하면 직원들은 서울로 발령나 콜센터 업무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업점 경력 20~30년 가량의 직원들에게 하루 아침에 콜센터 업무를 보라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계획”이라고 반발했다.
아울러 “비대면 채널 강화를 위해 점포의 80%를 폐점하면 지방 영업점 직원들은 가족들을 지방에 두고 원거리 근무를 해야하는데 합숙소 등 관련 계획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방침으로 인해 직원들 중 한 명이라도 불가피하게 은행을 그만두게 된다면 이는 사실상의 임원 감축으로 봐야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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