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정순길 기자] ‘제2코엑스’를 목표로 개발될 예정인 서울 마곡지구 특별계획구역 부지가 이달 말부터 매각을 시작할 전망이다.
마곡지구 특별계획구역은 마이스(MICE) 산업 시설과 5성급 호텔, 면세점 등을 갖춘 일대 랜드마크로 개발될 예정으로, 국내 대기업 4∼5곳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14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따르면 마곡지구 특별계획구역 CP1·2·3 3개 블록 8만 2724㎡가 이르면 이달 말부터 매각이 진행된다.
현재 이와 관련한 공모지침 수립은 마무리 단계다. 조만간 감정평가를 거쳐 부지 입찰가격이 확정되면 매각공고가 날 예정이다.
2년 전 임시 감정이 진행됐을 당시 매각 예정가는 4700억원이지만, 시간이 흘렀고 주변 개발도 진행되고 있어 이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가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마곡지구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정으로 현재 건축물 높이가 57.86m로 제한돼 있다. 아파트로 치면 최고 13~14층 정도까지 지을 수 있는 높이다.
강서구와 SH공사는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19m까지 고도제한을 완화해, 마곡지구 랜드마크로 계획된 특별계획구역에 초고층 건물 건립을 유도할 계획이다.
고도제한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와 공사는 현재 조건으로 우선 매각하고, 차후에 개발이익을 환수할지 완화된 고도제한을 적용한 조건으로 매각할지 고심하고 있다. 일단 두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적용해 감정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조건이 유지되면 부지 매각가는 6000억원대 정도며, 완화된 고도제한을 적용할 경우 7600억원대로 추산된다.
땅값에 건축비 등을 포함하면 특별계획구역 전체 사업비는 2조원대가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 단위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만만치 않은 사업인 만큼 중국 등 외국계 자본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매각을 코앞에 둔 현재 국내 대기업 4~5곳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 인수에 관심을 둔 한 기업 관계자는 “마곡 특별계획구역은 주거와 업무 기능을 갖춘 곳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다수의 투자 기업들이 눈여겨볼 만한 입지”라며 “특히 부동산 개발업체라면 관심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부지는 마곡지구 중심부에 있고 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예정) 등도 가까워 입지 여건이 좋은 편이다. 1만 2000여가구의 마곡지구 아파트 입주가 대부분 마무리됐고 올해부터 2만 2000여명이 근무하는 LG사이언스파크 등 대기업 이전이 속도를 내는 것도 호재다.
하지만 마이스(MICE) 시설 면적을 일정 부분 확보해야 하는 등 매각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이 변수다.
공사는 지난해 수립한 개발 기본구상안을 토대로 전문가 의견 등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세부 매각 조건을 담은 공모 지침을 곧 확정할 계획이다.
기본구상안은 부지에 컨벤션 시설과 5성급 호텔, 면세점을 포함한 복합 쇼핑몰, 가로형 상업시설 등을 짓는 내용을 담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시설별로 최소로 확보해야 하는 면적 등 공모 지침의 세부 내용을 조정하고 있다”면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는 매각 공고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