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박대용 기자]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코스닥 상장사가 14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에 따른 회계법인의 태도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해당 기업들은 일정 시한까지 감사 관련 지적사항을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가 확정돼 다수의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연도 기준 감사의견 비적정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코스닥 상장사는 14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년도인 2015년 7개 대비 2배 가량 급증한 수치다.
이에 대해 대형회계법인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 분식회계 사태 이후 회계사들이 기업들을 상대로 감사를 진행할 때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제무재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부 회계 감사인으로부터 박한 평가를 받는 기업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로, 예전 같으면 손실로 잡지 않거나 애매해도 넘어갔던 사항들을 조목조목 짚어내다 보니 비적정 의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3일 기준 감사의견 거절 또는 한정을 받은 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곳은 총 8곳이다.
이 가운데 비덴트, 세미콘라이트, 알파홀딩스, 엔에스브이, 제이스테판은 아직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엔에스브이의 경우 지난해에도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받았다가 ‘적정’ 의견이 담긴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해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난 바 있다. 하지만 1년만에 또 다시 ‘의견거절’을 받았다.
세미콘라이트는 지난 2015년 6월 상장해 상장 2년여만에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자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개선기간을 부여 받았다. 개선기간이 끝나고 이달 초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지만 가장 중요한 항목인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달 말 기업심사위원회가 열리게 되면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 데드라인만 남겨둔 셈이다.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에서 마지막 기회만 남겨둔 상태여서 해당 기업들의 투자자들은 잠을 못이루는 상황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전반적으로 회계 투명성이 강조되는 추세여서 기업 감사 의견도 강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제출 후 15영업일 이내 기업심사위원회가 열리고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데 재감사보고서는 형식으로 정해놓은 요건이기 때문에 미제출 시 상장폐지는 불가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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