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올해 상반기(1∼6월)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이 ‘적정’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KAI는 지난 14일 저녁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2013~2016년 실적에 대한 정정공시를 했다. 정정공시 대상 사업보고서와 올해 반기보고서에 대한 외부감사인 의견은 ‘적정’으로 표시했다. 특히, 2013∼2016년 사업보고서 정정 공시를 살펴보면 해당 기간 영업이익도 누계 기준으로 실제보다 적게 공시됐던 것으로 평가돼 영업이익을 부풀렸다는 검찰 수사 내용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정정 공시된 2013∼2016년 기준 누계 매출액은 기존에 비해 350억원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734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KAI는 건설업·조선업 등과 유사한 방식으로 매출을 산출했다. 이는 협력업체에 대금(선급금)을 지급할 때 매출을 인식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협력업체 '사업 진행률'에 따라 매출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는 원재료 투입처럼 이익 및 손실의 증감이 예측되는 시점에 즉시 회계에 반영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즉, KAI는 회계기준 자체 점검 이후 이번 공시부터 ‘계약금 선지급 시점에서 매출 인식’ 방식에서 ‘사업 실제 진행률에 따른 순차적 매출 인식’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 같은 매출 산정방식에 따라 ‘영업이익이 734억원 만큼 과소계상돼 있었다’는 정정공시가 나오게 된 배경이라는 것이 삼일회계법인 측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의 조사결과에 앞서 KAI와 삼일회계법인이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수사 결과 ‘분식회계’가 드러나면 삼일과 KAI의 부담도 더 커질수 있는 셈이다. 이번 삼일회계법인의 ‘적정’ 의견 제시를 두고 수주산업 회계처리 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 대형회계법인 회계사는 “수년간 비용과 수익을 추정에 의존하는 수주산업 특성 때문에 의도적인 분식회계가 아니어도 추정치와 실제 금액이 달라지는 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