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금감원, 관리감독 소홀 지적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만성적자로 ‘자본잠식’ 직전에 있는 한국GM이 미국 GM홀딩스에 높은 대출이자와 불투명한 목적의 업무지원비용을 지출해 온 것으로 드러나 국부 유출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다른 완성차 제조사가 부담하고 있는 수준 보다 두 배가 넘는 차입금 이자비용을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미국 본사에 이익을 반출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심각한 상황에도 한국GM에 대한 감독권한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은 관리감독 소홀로 주식 평가액 2878억원을 장부가(face value) 0원으로 비용처리 해 결과적으로 한국GM이 한국을 떠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지상욱 의원이 최근 4년간 한국GM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2013년부터 미국 GM홀딩스로부터 높은 이자율의 원화를 차입해 지난 4년간 무려 4400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부담온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GM이 미국 GM홀딩스로부터 차입한 원화대출금은 총 2조4033억원으로, 이 가운데 1조8875억원은 이자율 5.3%의 차입금이고, 나머지 5158억원은 이자율 4.8%의 차입금으로 고금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상욱 의원은 “이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차입금 이자율(기아자동차 0.19~2%중반, 현대자동차 1.49~2.26%, 쌍용자동차 0.3~3.51%, 르노삼성자동차 0%)과 비교해 2배가 넘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지 의원은 “한국GM이 2014년부터 ‘최상위 지배자의 업무지원 비용’이라는 불투명한 명목으로 미국 GM홀딩스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1297억원을 추가로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GM홀딩스가 고금리대출과 업무지원 비용으로 손쉽게 투자금을 회수해가면서 한국GM의 당기순손실이 더욱 확대돼 지금의 자본잠식 상태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국GM은 2016년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이 1조 2900억원에 달해 자본총계가 87억 5000만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이는 자기 자본 대비 5.3%에 불과한 수치다. 즉, 자본잠식률이 94.7%라는 것을 의미해 완전 자본잠식 직전인 셈이다.
지 의원은 산업은행이 지난 2014년 2878억원이었던 한국GM의 장부가치를 2016년 0원으로 평가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지 의원은 “산업은행은 제대로 감사를 진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2016년 말에는 한국GM 설립 출자금을 0원으로 회계처리(손상차손)함으로써 국민의 혈세인 출자금을 회수 불가능한 위험으로 내몰았다”고 일갈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그동안 회계장부 열람청구, 이사·감사 해임청구 주주 대표소송 등 법적으로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면피성 행동만 계속해 왔다”며 “그 배경에는 산업은행의 보고에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금융위원회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GM의 주주 구성은 2016년 말 기준 미국 GM계열사가 82.9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산업은행이 17.08%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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