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박대용 기자] 올해 증시에서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이 전년 대비 큰 증가세를 보인 반면, 수익률은 대체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팩(SPAC)이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로, 상장하지 않은 우량 기업 입장에서는 일반투자자 청약 등 복잡한 절차를 생략하고 공모금액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또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스팩이 우량기업을 찾지 못해도 투자금을 돌려받는 것은 물론 우량 기업과 합병할 시 주가 급등에 따른 이익을 챙길 수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올해 스팩 합병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총 15곳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12곳)는 물론, 2015년(13곳) 스팩합병 상장 수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들 종목의 수익률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종목 가운데 11개 종목이 지난달 28일 기준 각 종목 합병상장일 종가보다 주가가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우SBI스팩1호와 합병한 토박스코리아는 합병상장일 종가 대비 69.19% 급락했다. 엔에이치스팩3호와 합병한 고려시멘트는 합병상장일 대비 32.36% 떨어졌다.
아울러 글로벌텍스프리(유안타제1호스팩·-22.64%), 이노인스트루먼트(엔에이치스팩5호·-23.15%), 켐온(이베스트스팩2호·-23.93%) 등도 줄줄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수익을 낸 종목은 드림시큐리티와 넷게임즈, 디딤, 세화피엔씨 등 4종목에 불과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코스닥 수익률이 2.64%이고, 기업공개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종목의 평균 공모가 대비 수익률 평균은 10% 수준이란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저조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국내 증시에 처음 도입된 스팩은 현재까지 코스닥에 119곳이 상장됐다.
이 가운데 51곳은 스팩합병에 성공해 코스닥에 상장됐으며, 13곳은 상장 폐지됐다. 55곳은 합병대상을 찾고 있거나 합병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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