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전세계가 자국의 기업 보호를 위해 무역 장벽을 높이는데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보호주의가 강화되면서 세계 무역환경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무역기구(WTO),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 등 3개 기관이 공동으로 발간한 'G20(주요 20개국) 무역과 투자 조치' 제18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의 반덤핑 조사 시작 건수는 3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덤핑 조사가 증가한 국가는 비단 미국만이 아니었다. 중국도 올해 상반기 반덤핑 조사 개시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50% 폭증한 9건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반기 단 한 건의 반덤핑 사례도 조사하지 않았던 일본과 한국도 올해 상반기에는 각각 2건과 3건의 조사를 시작했다. 반면 유럽연합(EU)만 유일하게 지난해 상반기 5건에서 올해 상반기 3건으로 감소했다.
미국은 반덤핑 처벌도 철저했다. 지난해 상반기 9건에 그쳤던 반덤핑 처벌 건수가 올해 상반기 23건으로 급증했다. 중국은 같은 기간 3건에서 2건으로 줄었다.
반덤핑 조사에 가장 많이 노출된 업종은 화학제품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이어 철강 등 금속 33%, 섬유 14%, 플라스틱 4%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반덤핑과 함께 대표적인 보호무역 조치로 꼽히는 상계관세 조사도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은 올해 상반기 15건의 상계관세 조사에 착수해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캐나다의 상계관세 조사 건수도 지난해 상반기 1건에서 올해 상반기 5건으로 증가했다. 중국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1건으로 변화가 없었다.
OECD 등은 이번 보고서에서 “반덤핑 조사가 반드시 반덤핑관세 부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반덤핑 조치의 증가 가능성을 암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