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GM 사태가 한국 자동차시장과 산업생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차 등 완성차 5사의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 실적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군산 공장 폐쇄’ 조치를 취하면서 ‘한국 철수설’이 불거진 한국지엠(GM)의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절반 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전체 판매량과 감소율을 살펴보면 따져보면 현대차(31만148대) -8.1%, 기아차(19만5962대) -9.1%, 한국지엠(3만6725대) -19%, 르노삼성(1만5994대) -22.3%, 쌍용차(9090대) -16%로 조사됐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빼면 전반적으로 수출보다 국내 판매 감소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지엠의 경우 내수와 수출을 종합한 수치는 전년 동기 대비 19%가 줄었지만, 내수만 따져보면 무려 48.3%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GM 관계자는 “2월 조업일수가 19일로 지난해 같은 달 24일보다 5일 줄어든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하긴 했지만, 이 같은 위축은 2월 한 달 판매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점진적인 위축은 내수경기 침체와 주요 시장인 미국의 세단 시장 축소, 중동·중남미 더딘 경기 회복 등에 따른 수출 부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지엠의 철수설이 불거진 이유도 비슷한 비효율 구조 탓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우리 자동차 산업의 고질적인 ‘고비용 및 저효율’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노동 유연성과 현재 노조에 치우진 노사 교섭력 불균형을 개선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산업이 2만 달러 이하 소형차 부문에서만 경쟁력을 확보한 수준에서 고비용 및 저효율 생산구조에 봉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2017년 기준 한국 완성차 5개 업체의 생산 실적(411만 대)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국가별 생산 순위도 2016년 5위에서 6위로 밀려난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자동차 수출량도 253만대로 5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2012년 기록한 317만대와 비교해 64만대나 감소했다.
협회 관계자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 유연성과 현재 노조에 치우진 노사 교섭력 불균형을 개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은 가격과 생산 유연성이 핵심이지만, 한국 업체들은 높은 임금 인상률과 글로벌 경쟁업체보다 낮은 생산성, 부족한 근로 유연성 탓에 생산·판매가 뒷걸음질하고 있다는 의미다.
부연 설명하면 고부가가치 모델부문 격차를 좁히기 위한 연구·개발(R&D) 여력을 잃었다는 주장이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근로 유연성을 포함한 생산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고 협회는 분석했다.
협회 관계자는 “무엇보다 값비싼 노동력을 앞세워 가격이 싼 차를 수출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