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롯데그룹이 오는 2022년까지 여성 임원 60명과 여성 간부 30% 육성키로 했다. 롯데그룹은 여성가족부가 추진하는 ‘자율협약 이어가기 캠페인’ 첫 번째 주자이다. 해당 캠페인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성별균형 수준을 높이기 위한 실천계획이다.
여성가족부와 롯데그룹은 10일 서울 롯데 시그니엘 서울에서 우수한 여성인력을 고위직까지 성장시키는 실천과제를 담은 자율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식에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정부옥 인사혁신실장, 선우영 롯데롭스 대표, 정선미 롯데마트 상무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달 25일 10개 경제단체와 여가부가 체결한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여가부는 롯데그룹의 우수한 여성인재 육성 프로그램과 기업 내 성별균형이 재무성과를 비롯한 기업운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우수사례를 적극 발굴해 많은 기업에 공유될 수 있도록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진 장관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롯데그룹의 사례가 성별균형 확보를 위한 우수사례로 공유되고 이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회사의 다양성 철학에 따라 지난 14년간 여성인재육성을 위해 노력한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고 사내 기업문화도 긍정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여성 신입사원들이 자연스럽게 CEO의 꿈을 키우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가 기업의 자율적으로 성별균형 수준을 높이려는 이유는 국내 30대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이 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그룹사 포함)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임원진의 성별은 남성이 3천304명, 여성이 153명으로 무려 96 대 4의 성비 차이를 보였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여성임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아모레퍼시픽(21%)이었다. 이어 넷마블과 네이버(각 14%), LG생활건강(12%), 삼성SDS(11%) 순이었다.
삼성화재와 KB금융은 여성임원 비율이 각 8%, SK텔레콤과 셀트리온은 각 7%, 삼성전자는 6%로 집계됐다.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업은 30대 기업 중 5곳으로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신한금융지주,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등이다. SK하이닉스는 무기계약직 남직원 1만6117명, 여직원 9761명으로 여성 비율이 40%인데도 여성임원은 ‘0명’이었다.
한편 지난해 30대 기업의 총 임원 수는 3천45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임원 수인 3천504명에서 1.3%(47명) 감소한 것이다.
한국전력은 임원 수가 전년 대비 19.0% 늘었으며 LG와 롯데케미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 13.6%, 11.0%, 10.0%씩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임원 수가 14.9% 줄었다. 삼성물산과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역시 각 14.6%, 12.8%, 10.0%씩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