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회장직은 지켜
조 회장이 일단 회장직은 지켰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를 제치고 회장직에 앉은 것이다. 아무래도 조 전 부사장과 조 전 전무는 땅콩회항과 물컵 갑질이라는 구설수 때문에 회장직에 오른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더욱이 조 회장은 장남인데다 그룹에서 유일하게 등기이사를 맡았기 때문에 조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다는 것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이에 형식적인 승계 작업은 완료가 됐지만 경영권 문제가 남아있다. 올해 정기주총에서 故 조양호 전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직을 박탈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던 KCGI이기 때문에 조 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어떤 작용을 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KCGI는 지난해 11월 9%의 지분으로 한진칼에 대한 경영 참여를 선언했고, 올해 주총 직전까지 지분을 꾸준하게 확대해왔다. 그 이후로도 지분을 차근차근 모으고 있다. 현재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조 전 회장으로 17.84%이고, KCGI는 14.98%로 그 뒤를 이었다. 조 회장과 KCGI 지분율 차이는 2.86%이다. KCGI는 지분을 계속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최대주주로 떠오를 수 있다. 이에 조 회장은 아버지인 조 전 회장의 지분 전체를 상속 받아야 하는데 문제는 상속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가치는 3천878억원이기에 대략 2천억원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현재 가장 현실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3남매가 아버지 지분을 일정부분 나눠 상속한 후 각자 보유한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아 연부연납을 하는 것이다. 연부연납이란 신고기한 내 전체 상속세 중 6분의 1을 먼저 내고 나머지는 5년간 납부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상속세를 납부하게 된다면 추가 지분을 확보할 자금이 마련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KCGI가 지속적으로 지분을 사들이게 된다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이란 사실상 힘들게 된다.현실적인 대안은 KCGI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것
이에 재계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KCGI와 공생관계를 만드는 것을 거론하고 있다. 대두주를 KCGI로 인정하고 대신 경영권을 조 회장이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이는 결국 조 회장이 반쪽짜리 회장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이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현재 없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KCGI의 입김이 날로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 회장의 선택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