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한국 거주자 60%로 크게 증가
여성가족부가 전국의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다문화가족 중 10년 이상 한국 거주자가 2009년 14.6%에서 지난해 60.6%로 크게 늘어났다. 장기 거주가 그만큼 증가했다는 것으로 한국생활 적응력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다문화가족 2만 5천53가구 표본 중 1만 7천550가구를 조사했다. 다문화가구는 전체 30만 6천995가구로 추정되며, 결혼이민자 가구가 85.7%(26만 2천969가구), 기타귀화자 가구가 14.3%(44만 26가구)이다. 동(洞) 거주가(76.7%가 읍면 거주자(23.3%)에 비해 3배 이상 많고,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거주 비율이 55.6%로 집계되면서 다문화가족이 농촌 지역보다는 도시 지역이 더 비중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균 가구원 숫자는 2.92명이고, 평균 자녀수는 0.95명이다. 부부와 자녀로 이뤄진 가족이 34.0%로 가장 많고, 부부가구가 17.0%, 1인 가구가 14.4%, 확대가족이 12.3%, 한부모가족이 12.2%의 순이다. 월평균 가구소득은 200~300만원 미만이 26.1%로 가장 많았고, 100~200만원 미만이 22.4%, 300~400만원 미만이 20.1% 순으로 기록됐다. 부부간 의사소통 시간은 증가하고 있으며, 문화적 차이는 감소하는 등 가족 관계 수준은 향상됐다. 혼인 상태를 살펴보면 배우자가 있는 경우는 73.5%, 이혼·별거가 16.4%, 사별이 4.8%, 미혼이 5.2%였다. 배우자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는 4.31점(5점 척도)으로 21015년 3.98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하루 평균 의사소통 시간은 2시간 이상이 36.6%로 2015년 28.5%보다 증가했다. 부부간 문화적 차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55.9%로 2015년 59.2%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문화차이 경험은 식습관(50.7%), 의사소통방식(39.6%), 자녀양육방식(28.2%) 등이다. 부부간 갈등은 61.8%로 2015년보다 3.0%p 감소했으나, 갈등 대처 방식으로 ‘참는다’의 비율(48.1%)은 2015년보다 3.5%p 증가했다.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는 4.44점(5점 척도)으로 2015년(4.42점)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영유아 자녀에 대해서는 돌봄공백(26.9%)을, 학령기 자녀는 학업‧진로 정보부족(47.1%)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내 결혼이민자‧귀화자의 모국어 사용을 격려하는 정도(2.87점, 2015년 2.95점)와 자녀에게 모국어를 가르치는 정도(2.98점, 2015년 3.07점)는 2015년보다 감소했다.고용률과 상용직 비율은 2015년보다 증가
결혼이민자·귀화자의 고용률은 66.4%(여성 62.5%, 남성 85.3%)로, 2015년(63.9%)에 비해 2.5%p 증가했다. 상용직 비율은 42.3%로 2015년(34.9%)보다 증가했으나, 전체 근로자(51.4%)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 생활 적응도는 높아진 반면, 사회적 관계의 어려움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적 한국어능력은 3.89점(5점 만점)으로 2015년(3.81점)보다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결혼이민자‧귀화자 비율은 30.9%로 2015년(40.7%)에 비해 감소했다. 한국생활에 어려움이 없다는 비율(29.9%)은 2015년보다 증가(4.2%p)했으나, 외로움(24.1%)을 어려움으로 꼽는 비율도 증가(5.6%p)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도움을 받거나 의논할 사람이 한국에 없다는 비율이 2015년보다 증가했다. 참여하고 싶은 모임(활동)이 없다는 비율(48.5%) 또한 2015년(33.9%) 대비 증가(14.6%p)했다. 결혼이민자‧귀화자와 자녀의 정부 지원 서비스에 대한 이용률은 60.9%로 2015년에 비해 6.0%p 증가했다. 배우자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 출신 남성(80.7%)이 대다수이며, 가족관계 만족도는 2015년보다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남성(84.0%)이 여성(16.0%)보다 많고, 한국출신 배우자가 외국출신 배우자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부관계 만족도(2015년 4.09점, 지난해 4.36점) 및 자녀관계 만족도(2015년 4.22점, 지난해 4.31점) 모두 2015년보다 향상됐다. 배우자가 상대방의 언어를 잘 하는 비율(그렇다+매우그렇다)은 14.2%이며, 외국출신 남편이나 아내에 비해 한국출신 남편(10.8%)의 배우자 모국어 구사 능력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요구를 살펴보면 결혼이민자·귀화자의 언어·문화교육(43.9%), 자녀의 이중언어 교육(40.2%) 등 언어 관련 서비스 요구가 가장 높았다. 자녀 현황을 살펴보면 본격적인 청소년층 진입이 시작되면서 만9~11세 비율이 증가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에 해당하는 만9~11세(45.8%) 비율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는 중학교 학령기인 만12~14세(24.1%), 고등학교 학령기인 만15~17세(16.4%), 만18세 이상(13.8%)으로 조사됐다. 만9~24세 자녀 중 국내에서만 성장한 자녀가 83.8%, 외국에서 주로 성장한 자녀의 비율은 6.9%로 나타났다. 15세 이상 다문화가족 자녀 중 비재학‧비취업 청소년의 비율은 10.3%이다. 서비스 요구는 학습지원(3.37점), 진로상담․진로교육(3.16점)에 대한 요구가 높고, 15세 이상은 직업기술훈련에 대한 요구(3.21점)가 높았다. 부모와의 관계 만족도는 전체 청소년에 비해 낮은 편이나, 다문화가족 정체성, 자아존중감은 점차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아버지와의 대화시간 자체는 2015년보다 증가하는 추세이나, 전혀 대화하지 않는다는 비율도 늘어났으며, 어머니와의 대화시간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와의 관계 만족도는 3.82점으로 아버지(3.59점)보다 높으나, 양쪽 모두 전체 청소년의 만족도보다 낮았다.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자긍심은 3.48점으로 지난 2012년 실태조사 이후 점차 증가되는 추세이다. 자녀의 자아존중감 평균 점수는 3.87점으로, 2015년(3.81점)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언어를 사용하려는 경향이 줄어드는 추세로, 자녀의 42.4%가 외국 출신 부모 언어를 잘하고 싶으나, 가족으로부터 이중언어 사용에 지지를 받는 비율(25.4%)은 그보다 17%p 낮게 나타났다. 중학교 이상 자녀의 취학률은 우리나라 학교급별 전체 학생 취학률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초등학교 취학률(98.1%)은 전체 초등학생 취학률보다 높은(0.7%p) 반면, 중학교(92.8%), 고등학교(87.9%), 고등교육(49.6%)은 전체 학교급별 취학률에 미달하는 것으로 기록됐다. 희망 교육수준은 4년제 대학교 56.5%, 4년제 미만의 대학교 23.2%, 고등학교 이하 11.2%, 대학원 이상 9.1%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학교폭력을 경험한 자녀는 8.2%로 2015년(5.0%)에 비해 3.2%p 증가했고, 학교폭력을 경험한 후에 참거나 그냥 넘어가는 비율이 48.6%로 조사됐다. 자녀의 차별경험은 2015년보다 증가하고, 또래관계도 일반 청소년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세 이상 자녀의 고민상담 대상으로는 부모님이 가장 많았고(38.3%), 친구는 33.2%로 전체 청소년과는 차이가 있었다. 지난 1년간 차별을 경험한 비율은 9.2%로 2015년(6.9%)보다 2.3%p 증가했고, 주로 친구(64.0%)나 고용주‧직장동료(28.1%)로부터 차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최윤정 부연구위원은 “결혼이민자‧귀화자들은 이미 국적을 받았거나, 국민의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는 우리사회의 구성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결혼이민자·귀화자는 한국어, 생활문화 등 초기 적응에는 안착하였지만, 정착단계로 접어들면서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다문화가족을 다양한 가족의 하나로 포용하고, 특히 자녀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드는 만큼 이주배경으로 인한 적응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학업과 진로, 가정과 지역사회의 성장 지원 강화 등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