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인수 1. 악화된 대외환경
조용한 인수전이 된 이유 중 하나는 악화된 대외환경 때문이다.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생각보다 장기화되고 있으며, 홍콩 시위도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이를 대체할 새로운 항공노선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저가항공사(LCC) 보다는 장거리 노선이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지만 대외환경이 별로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이 됐다. 무엇보다 LCC가 계속해서 허가 되면서 이들 저가항공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이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여행 불매운동, 홍콩 시위라는 변수가 사라진다면 어느 정도 고려해볼 일이지만 일본여행 불매운동은 최소한 내년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홍콩 시위 또한 언제 종료가 될지 의문이다. 여기에 새로운 노선을 만든다는 것 역시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든 것이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이 크게 매력적인 매물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조용한 인수 2. 커도 너무 큰 덩치
또 다른 이유는 커도 너무 큰 덩치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자회사까지 ‘통매각’ 방식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고수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잠시 머뭇거리게 만들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저가항공사들이 홍수를 이루는 시대이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저가항공사들과 다른 저가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기업들로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주저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통매각이 아닌 ‘분리매각’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너무나 큰 덩치이기에 대기업들도 선뜻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분리매각 방식으로 M&A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조용한 인수 3. 감당하기 힘든 자금
또 다른 이유는 감당하기 힘든 자금이다. 업계는 구주 인수대금 4천500억원 수준이며 여기에 신주 발행액에 경영권 프리미엄(20~30%)까지 얹으면 인수에 1조원 이상 자금이 필요하다. 게다가 자회사까지 인수하게 된다면 1조 5천억원 규모가 된다. 문제는 불안안 재무구조라는 점이다.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총 9조 5천988억원이다.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86대 중 12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이 리스(임대) 항공기여서 1년 안에 지급해야 할 운용 리스료만 9천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당초에는 매력적인 매물로 보였지만 상황이 변화하면서 그다지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 매력적인 매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