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시간, 마틴 하이데거
1. 죽음을 생각하면서
삶의 유한성 앞에서 자신을 반성하고 내면을 성찰할 때 비로소 사람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죽음을 통해 현재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은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 계기를 제공해 준다.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존재를 시간의 관점에서 해설한다. 현대인이 이해하는 다양한 존재방식들이 인간의 사유와 더불어 형성되는 시간에 의해 인식되며 현대의 모든 철학이 직접, 간접적으로 이 책의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이데거는 인간의 삶에는 본래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며 자신의 삶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고 주장하며 ‘죽음 앞으로 미리 달려감’이라는 방법을 제시했다.
진정한 자기로 살고 싶다면 1년이나 2년 후 쯤 죽는다고 상상해 보고 정말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이 달라 보인다. 지금까지 중요하게 생각되던 일이 하찮은 일로 변하기도 하고 반대로 하찮게 생각하던 일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기도 한다.
‘존재와 시간’에서의 존재물음은 현존재의 실존적 분석이다. 인간의 존재이해를 실마리로 하여 인간의 실존론적 구조를 해명함으로써 존재 일반의 의미를 밝힌다. 이런 논의 과정에서 전통적 서구 형이상학의 본질적 문제인 인간, 세계, 시간, 존재에 대한 물음을 새로운 토대에 놓여 종래 윤리학이나 종교의 차원에서 논의되던 죽음과 양심의 문제가 새롭게 실존론적으로 따져보는 것이다.
그러나 하이데거의 관심은 단순히 인간의 실존론적 구조에 대한 이론적 천착만이 아니었다. 궁극적으로 일상적 세계에로 퇴락한 인간을 끄집어내어 자기 앞에 세워 놓았다. 선구적 결의성을 통해 인간은 비로소 자신의 허무한 실존을 인식하는 데에 있다. 인간은 전통 속에 매몰된 세상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어떤 개념을 가지고 어떻게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지를 각성하게 된다.
2. 죽음에 무관심할 때 소리 없는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오늘의 생활이 그대로 계속되리라고 생각되고 끝없는 미래만 생각하여 오늘의 소중함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게 된다. 모든 행복을 미래로 미루고 학생이나 직장인으로 주어진 일에만 매진한다면 어떤 결과가 될까? 반복되는 일상은 정치와 사회의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없게 된다. 그저 사회에서 요구하는 경쟁규칙에만 충실히 따르는 결과가 된다 사회의 부조리나 모순에 눈을 감은 채 살아간다는 의미에서 하이데거는 ‘그들의 소리 없는 명령에 순종하는 삶’이라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일탈을 꿈꾸는 사람을 사회에서 비정상 아웃사이더로 취급해 버린다.
3. 새로운 삶의 지평
일상적인 죽음을 향한 존재의 산출이 완전한 실존론적 개념을 확보하기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 일상적인 죽음을 향한 존재의 산출이란 평소에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하며 ‘완전한 실존론적 개념을 확보한다.’는 진정한 자신을 깨닫는 것이다.
죽음은 나의 현실문제로 생각할 때 진정한 자신을 찾게 된다. 시한부 판정을 받고 1년밖에 못 산다는 환자일지라도 자신의 소중하게 여기는 일을 적고, 1년 동안 하나하나 실행해 나간다면 진정한 자아로 사는 것이다. 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일상에 쫓겨서 해야 하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이것은 올바른 인생이라고 할 수 없다. 건강한 지금 이 순간에 죽음을 현실문제로 껴안고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다면 사회에서 말하는 지위나 돈의 비극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전환점을 깨닫게 된다.
죽음을 현실문제로 생각하고 일상의 반복을 멈추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성찰하려는 시도가 중요하다. 어두운 동굴에서 해골에 담긴 물을 먹은 후 깨달음을 얻은 원효 대사처럼 깊은 경지에 오르기 쉽지 않지만 평범한 삶에서도 죽음과 마주함으로서 후회 없는 삶을 고민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것이 성숙해진 자신을 발견하는 첩경이 아닐까?
4. 하이데거는 누구인가?
20세기 독일의 실존철학을 대표한다. 1889년 9월 26일 바덴주(州) 메스키르히에서 출생하였다. E.후설에게 현상학(現象學)을 배웠고 1928년 후설의 뒤를 이어 프라이부르크대학교 교수, 1933∼1934년 총장을 지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나치스에 협력하였다는 이유로 전후에 한때 추방되었다.
하이데거가 일약 유명해진 것은 주요 저서 《존재와 시간 Sein und Zeit》(1927) 때문이다. 그의 제자인 한나 아렌트(H. Arendt)는 하이데거의 사유의 폭풍을 플라톤(Platon)에 비유할 정도였고, 철학계는 그를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로 주목하게 되었다.
그의 사상은 존재를 이해하는 유일한 존재자인 인간(현존재)의 존재(실존)가 현상학적·실존론적 분석의 주제가 되고, 현존재의 근본적인 존재규정인 '관심'의 의미가 '시간성'으로서 확정된다고 했다.
5. 리더에게 던지는 말
“어리석은 사람은 대충 책장을 넘기지만, 현명한 사람은 공들여서 읽는다. 그들은 단 한 번 밖에 읽지 못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장 파울 -
누구나 죽음 앞에서는 솔직하고 겸허하다. 하이데거는 존재의 의미에 관한 물음을 제기하고 형이상학적 위기에 처한 인간을 구제하기 위한 사유의 위대함을 전달한다. 사유의 가장 높은 자리는 사랑이다.
누군가에게 '당신을 사랑 한다'라고 말하는 내면에는 '나는 당신을 통해서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따라서 당신을 통해서 나 자신도 사랑한다.'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는 진지한 타인과 자신을 향한 사랑의 실천자다.
사랑에는 중단이 없다. 사랑을 하루 쉬고 다음날부터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리 준비하고 사유하지 않으면 사랑의 기회를 살리기 어렵다.
리더의 눈은 보통사람들이 바라보는 눈과 다르다. 보통사람은 눈앞의 일에 집중하지만 리더는 탁월한 직관과 혜안을 가지고 있다. 실패하는 사람들이 겉모습만 보지만 리더는 남이 바라보지 못한 감춰진 것도 본다. 나중에 보는 것이 아니라 시작할 때부터 본다.
보통사람은 문제만 보지만 리더는 기회를 보며, 역경을 반전의 기회로 삼는 현실너머에 있는 미래를 본다. 보통사람은 꿈 앞에서 망설이지만 리더는 과감히 문을 두드린다. 리더는 인문학과 호흡하며 인간의 내면을 감동시키는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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