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홍남기, 한국판 뉴딜 제시...규제혁신은 ‘과연’
[폴리리뷰] 홍남기, 한국판 뉴딜 제시...규제혁신은 ‘과연’
  • 이정우 기자
  • 승인 2020.05.07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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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판 뉴딜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7일 제시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집중 육성,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등 3대 영역 프로젝트가 중심으로 10대 중점 추진과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더욱 빨리 다가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오는 6월 구체적으로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디지털 기반 일자리 창출

홍 부총리는 “한국판 뉴딜은 경제 디지털화 가속과 비대면화 촉진에 중점을 둔 디지털 기반 일자리 창출 및 경제혁신 가속화 프로젝트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월을 경제회복을 위한 골든타임으로 인식하고 5월 중 하반기 경제정책 수립, 3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한국판 뉴딜 추진 방안 마련, 포스트 코로나 대응방안 강구 등에 모든 정책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밝혔다.

한국판 뉴딜은 기존 토목사업 위주가 아니라 향후 2~3년간 추진할 성과 프로젝트라고 규정했다.

이는 디지털 기반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민간투자와 시너지 효과가 크면서 경제 전 영역의 생산성·경쟁력 제고와 직결되는 임팩트있는 대규모 혁신 프로젝트이다.

3대 영역 프로젝트와 함께 10대 충점 추진 과제로는 데이터 전주기 인프라 강화, 국민체감 핵심 6대 분야 데이터 수집·활용 확대,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 조기 구축, 5G+ 융복합 사업 촉진, 인공지능(AI) 데이터·인프라 확충, 전산업으로 AI 융합 확산, 비대면 서비스 확산 기반 조성, 클라우드·사이버안전망 강화, 노후 국가기반시설 디지털화, 디지털 물류서비스 체계 구축 등이다.

또한 이날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지원 세부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긴급고용지원금의 경우 사각지대 근로자와 노동자의 고용안전망 보호를 위해 내놓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지원 대책이다.

수혜 계층은 고용보험 지원대상이 아니면서 휴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무급휴직자, 영세자영업자 등이다.

가구소득이 중위소득 100% 이하거나 신청인 연소득 5000만원 이하, 연매출 1억5000만원 이하면서 소득·매출 감소가 25% 이상인 경우 월 50만원씩 3개월분 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며 수혜 규모는 93만명이다. 중위소득 150% 이하인 경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연매출 2억원 이하, 소득·매출 감소 50% 이상이 기준이 된다.

규제 혁신 없다면 공염불

정부가 한국판 뉴딜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규제 혁신이 없다면 공염불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기업이 신산업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52시간 시행에 따른 노동의 유연화라는 것이다. 디지털 신산업의 경우 노동시간의 유연화가 가장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주52시간 실시를 하면서 예외조항을 제대로 만들어 놓지 않는다면 디지털 신산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대형마트 의무휴업제, 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완화 등도 필요하다.

노동개혁과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덜 발달된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내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노동계, 주52시간 유연화는 결국 노동 착취로

하지만 노동계는 주52시간 유연화는 결국 노동 착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특히 IT 노동자들은 IT ‘노가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건설업계에서 힘든 노동을 하는 것을 ‘노가다’라고 부르는데 IT 프로그래머들이 하는 작업을 ‘IT 노가다’라고 부를 정도로 단순하면서도 힘든 업무를 하고 있다.

만약 주52시간 노동의 유연화가 이뤄진다면 결국 IT 프로그래머들은 또 다시 ‘IT 노가다’를 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흔히 IT 프로그래머라고 하면 창의적인 업무를 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대기업 등에서 하청을 받은 업무를 갖고 단순하면서도 장시간 노동을 통해 이뤄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IT 프로그래머는 “분명 내가 봐도 저 프로젝트는 말도 안되는 프로젝트이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충분히 더 창의적인 프로젝트가 나올텐데 대기업 등으로부터 수주 받은 프로젝트는 그냥 단순 업무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다보니 주52시간 노동의 유연화는 결국 IT 프로그래머들을 과도한 노동으로 내몰게 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규제혁신을 통해 디지털 신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로 인해 맺어진 열매를 IT 프로그래머들이 갖고 가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 등이 갖고 가는 그런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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