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미래통합당 당선인 워크숍이 지난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열린다. 21일에는 보수의 가치에 대해 논의를 했다.
이날 논의에서 ‘반공’ ‘안보’ ‘성장’의 보수 가치를 버리고 ‘북한 민주화’ ‘안전’ ‘균형’을 새로운 보수가치로 내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무엇을’ 성장시킬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성장시킬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삽질했다
이날 당선인들은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김희국 당선인은 “한마디로 삽질한 것”이라고 4.15 총선에 대해 평가했다.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면서 답을 적어냈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동안 자신들은 ‘냉혹한 보수’였다는 것이다. ‘따뜻한 보수’가 돼야 하는데 ‘냉혹한 보수’가 되면서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다.
전세나 월세를 사는 사회적 약자는 2~3년 만에 수십퍼센트가 오른 억소리 나는 집세를 거의 폭력적으로 강요당해도 미래통합당은 언제나 ‘계약자유의 원칙’ ‘자유시장경제’를 외쳤기 때문에 표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따뜻한 마음이나 실존적 삶에 대한 동정심보다 얼음처럼 차가운 법리나 현학에 가까운 원칙, 그리고 공공성·사회성·평등성보다는 경제성을 우선했다고 지적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다. 서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삶을 살고 있는데 미래통합당 일부 의원들은 ‘재정건전성’을 따지면서 서민의 힘든 삶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됐다는 것이다.
황보승희 당선인 역시 반공, 압축성장, 대기업 중심이 아닌 상생, 균형 성장,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하고 서민적인 보수 가치를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을’ 보다 ‘어떻게’ 성장하냐
결국 이날 워크숍에서 나온 경제정책은 과거의 ‘무엇을’ 위한 성장에서 ‘어떻게’ 성장하느냐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였다.
과거 산업화 시절에는 국가의 경제성장이 가장 최우선이기 때문에 국민적 희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경제성장에 올인을 했다. 이에 압축성장을 이뤄냈지만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으로 인해 서민은 그 피해자가 됐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이제 압축성장은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성장률’은 서민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됐다. 왜냐하면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여도 서민들의 삶은 힘들었고,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보인다고 해도 서민들은 힘들기 때문이다.
이제 경제성장률의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됐다. 즉, 대기업이 성장하는 것과 자신이 경제성장하는 것은 별개라는 인식을 강하게 하게 됐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서는 대기업이 성장해야 자신이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별개의 성장이 된 것이다.
그것을 미래통합당이 지금까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서 대기업 위주의 압축성장만 계속 강조하게 되면서 서민의 생각을 제대로 읽지 못했고, 그로 인해 4.15 총선에서 참패를 한 것이다.
이것을 이번 워크숍을 통해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것이고, 내놓은 것이 바로 ‘균형’이다.
보수적 가치 아래서 성장을 중요시 하게 여기는 것은 같지만 과거와 같이 무조건 국민적 희생을 통해 대기업 압축성장이 아닌 ‘어떻게’ 성장하느냐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그것은 ‘냉혹한 보수’에서 ‘따뜻한 보수’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본소득제’이다. 진보 진영의 세금살포 방식에 맞서 보수 진영 방식으로 국민의 자산인 국공유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에 대한 배당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의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는 21대 국회에서 새로운 경제정책이 수립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그동안의 신자유주의를 벗어던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80년대 레이건노믹스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는 우리나라 보수 진영의 기본적인 경제정책이었고, 대기업 압축성장으로 대변됐다. 하지만 이런 신자유주의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보수의 경제적 가치를 정립하겠다는 것이 미래통합당의 이번 워크숍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