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나라의 백신 독점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영국, 일본 등 부자 나라는 제약사들과 계약한 코로나 백신 선구매 규모가 13억회 분량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영국은 각각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 진영과 대규모 선구매 계약을 했고, 일본은 미 제약사 화이자와 합의했다. 백신 생산 규모가 2022년 1분기까지 10억회 분량에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부자나라가 백신을 선점하는 상황이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백신 수요에 비해 백신 공급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이야기고, 그로 인해 80억명의 인구 중에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백신 민족주의 맞서는 그들
이런 백신 민족주의에 맞서는 전세계적 움직임이 있다. 그것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다. GAVI는 부국들의 백신 독점이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손잡고 공정하게 백신을 공급하자는 취지의 ‘코백스(COVAX)’ 구상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78개국이 코백스 동참에 관심을 표명했으며, 중하위 경제국 90여 곳이 백신 접근권을 확보하게 된다고 GAVI 측은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코백스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우리나라가 전세계 백신 공급에 주요 역할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빌 게이츠가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코로나 백신 개발 선두 국가라고 호평한 것도 이런 이유로 해석된다. 빌 게이츠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내년 6월부터 연간 2억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만약 연간 2억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면 전국민이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양을 넘어서 전세계에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 되기 때문에 백신 민족주의에 대항할 국가로 우리나라가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