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이란 정부가 4일(현지시간) 우리 국적의 화학 운반선을 나포했다. 이에 이란 정부가 왜 우리 운반선을 나포했는지에 대한 그 이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란 관영 IRNA통신은 우리 국적 선박의 나포에 대해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조치라면서 우리 선박의 환경 규제 위반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으며 법률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선박은 환경 규제를 위반한 일이 없다면서 이란 정부가 피랍한 장손는 공해상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향한 메시지
우리 선박의 나포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라는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졋다. 미국 CNN은 우리 국적 선박의 피랍은 미국과 이란 갈등의 중립적 피해자라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다.
이에 미군은 지난해 1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중동 지역 작전을 총괄하던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 수비대 소장을 암살했다.
그러자 이란이 미군과 직접적 충돌을 하지 않고 있으면서 보복에 나섰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 선박이 나포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우리 선박을 나포함으로써 미국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지 않는 방법으로 미국에 대한 압박을 하는 셈이다. 또한 우리 선박을 나포함으로써 미국의 이란 정책에 동조하는 우리 정부에 대한 경고를 함으로써 다른 친미 국가에 대한 경고를 날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린 석유 대금 지급 압박
또 다른 이유로는 밀린 석유 대금 지급 압박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와 이란은 2010년 미국 정부의 승인 아래 원화결제계좌로 상계 방식의 교역을 진행했다.
곳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 계좌에 수입 대금을 입금하면, 이란에 물건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해당 계좌에서 대금을 받아가는 형식이다.
문제는 지난 2019년 9월 미국 정부가 이란 중앙은행을 특별지정제재대상에서 국제테러지원조직으로 제재 수준을 올리면서 해당 계좌 운용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은행에 묶여 있는 이란산 석유 수출 대금이 있다. 그것이 최소 65억달러 우리 돈으로 7조 453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정부는 그동안 우리 정부를 향해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국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란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수입하기 위해 외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 선박을 나포하는 방법으로 우리나라 은행에 묶여 있는 자국의 석유 수출 대금을 풀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