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국에서 비서국으로
이번 개편은 정무국에서 비서국으로 당의 결정기구가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무국은 정책의 논의하고 의결하는 기구라면 비서국은 정책을 집행하는 기구이다. 즉, 정무국은 위원회 성격이 강하다면 비서국은 정책을 집행하는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총비서가 됐다는 것은 북한을 확실하게 장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일성·김정일 체제에서도 ‘비서국’을 중심으로 움직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6년 위원장 체제에서 2021년 비서국 체제로 바뀌었다는 것은 김 위원장이 북한을 확실하게 장악했다는 것을 말한다. 김 위원장이 제8차 당 대회 초반에 ‘자력갱생’의 실패를 자인하면서 경제발전에 대해 언급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화하는 작업을 했다는 것은 이제 모든 사안을 김 위원장이 총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대미-대남 라인 경질로도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된 것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이 기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빠졌고, 당 부장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다. 대미 라인이었다는 점에서 보면 문책성 인사이다. 대중 외교를 담당해 온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당 부장으로 임명됐고,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유지했다. 대남 문제를 총괄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이 당 비서에서 제외되고 당 부장에만 이름을 올려 북한이 대남 담당 비서를 없애고 당 부장만 둔 것으로 추정된다. 대남 담당이었던 장금철 당 통일전선부장은 부장단 명단에 빠졌다.대남-대미 정책 변화 예고
이같은 인사의 단행은 대남-대미 정책의 변화를 예고한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은 당 대회에서 대남문제를 고찰하고 대외관계 발전 방향을 천명했다. 당 대회 3일차에 김 위원장은 결산보고격인 사업총화보고에서 대남문제를 고찰하고 대외관계를 전면 확대발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이런 가운데 대남-대미 라인 교체는 김 위원장의 대남-대미 관계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런 잉유로 우리 정부의 대북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갑작스럽게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강경한 목소리 가운데 새로운 관계 모색을 위한 물밑 접촉 등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