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아이파크’ HDC현대산업개발, 지금은 ‘존망 위기’
[기업Hi스토리] ‘아이파크’ HDC현대산업개발, 지금은 ‘존망 위기’
  • 이석원 기자
  • 승인 2022.02.21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1년도 안 되는 짧은 간격으로 대형 사고가 두 번이나 발생하면서 그룹 이미지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020년대 들어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재개발 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스스로 무너져 도로를 덮치는 참사가 발생하는가 하면, 1년도 안 돼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종합 문화시설 인근에서 공사 중이던 아파트의 구조물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시공사가 겪을 수 있는 최악의 부실 공사 사건이 터지자 진행 예정이던 공사가 취소되는가 하면, 심지어 기존의 ‘아이파크(IPARK)’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파트 이름을 변경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해당 사고로 인해 본사가 있는 서울특별시에서 행정처분 절차를 실시했고, 중대 과실과 부실시공이 입증될 경우 최대 1년 8개월 영업정지가 되거나 건축사 등록말소까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최근 광주에서의 연이은 건물 붕괴, 사망 사고로 그룹 자체가 ‘존망(存亡) 위기’에 몰려 있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현대아파트’, ‘아이파크’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한국 아파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기업이다.

◇한국 아파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기업

1986년 구 현대산업개발은 현대건설에서 분리된 한국도시개발과 구 한라건설(현재의 기업과는 별개다)의 두 현대그룹 건설사가 합병하며 출범했다.

합병 후 한동안 ‘현대아파트’ 브랜드를 공유하며 1992년에 기업부설 연구소를 세웠고, 1996년 한국증권거래소에 주식상장까지 하며 사세 성장을 거듭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주인인 정세영 명예회장은 원래 현대자동차를 경영하면서 ‘포니정’이라는 별명까지 붙어가며 현대자동차를 키운 사람이다.

그런데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장자인 정몽구 회장이 그룹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를 가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세영 회장은 현대자동차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고, 그 대신 본래 정몽구 회장이 가지고 있던 현대산업개발을 받았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은 1999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됐고, 정몽구 회장은 2000년 왕자의 난을 통해 현대그룹에서 현대자동차를 독립시켜 분가했다(현재의 현대자동차그룹).

이후 2000년 12월부터 로고를 뭉개진 빨간 네모 안에 대문자 ‘I’자를 넣은 로고로 변경하고 아파트 브랜드도 ‘현대 I 아파트’로 했고, 이듬해부터 ‘아이파크(IPARK)’ 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8년 구 현대산업개발은 주주총회를 열고 구 현대산업개발의 분할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산업개발의 건설, 호텔 및 콘도사업, PC(Precast Concerete) 사업 등의 사업 부분을 인적 분할하는 형식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이라는 신 법인을 설립함과 동시에 종전의 구 현대산업개발을 HDC로 변경하고,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며 HDC 그룹을 창설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도

2019년 HDC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와 손을 잡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후보군 4곳 중 1곳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항공업 관련 노하우는 부족했지만, 기존에 운영하던 면세점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등급을 강점으로 내세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으로써 사실상 인수가 확정됐었다.

그런데 2020년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항공노선 운항이 중단되자 큰 악재에 봉착하고 말았다.

더불어 아시아나항공의 2019년 순손실액이 8000억 원을 훌쩍 넘어선다는 실적 발표와 아시아나 인수를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현대산업개발의 발표에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마저 돌았다.

2020년 HDC현대산업개발이 정정 공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주식 61.5% 취득일을 ‘2020년 4월 30일’에서 ‘기업결함심사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지나간 날(신주는 구주매각 다음 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한 날’로 애매하게 바꾼 것이다.

이에 결국 인수가 무산됐고,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의 주도하에 한진칼이 인수하는 걸로 상황이 바뀌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2021년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금 2500억 원을 두고 금호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간 법정에서 첫 변론이 있었다.

금호건설 측은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계약 체결 후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자 변심해 인수 약속을 파기했다며 계약금은 당연히 자신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자산과 부채가 1000% 이상 차이 나는 상황이 발생해 금호건설 측에 재실사를 요구했으나 금호건설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반박하고 있는 상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