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송해 별세 그리고 전국노래자랑
[이코리뷰] 송해 별세 그리고 전국노래자랑
  • 이영선 기자
  • 승인 2022.06.10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 전국노래자랑 홈페이지
KBS 전국노래자랑 홈페이지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국민MC 송해(본명 송복희)의 영결식과 노제가 10일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엄수됐다. 코미디언협회 장례위원회(위원장 엄영수) 등이 주관하는 가운데 10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영결식과 발인식이 엄수됐다. 1980년 TV전파를 탄 전국노래자랑도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전국노래자랑에는 서민들의 삶의 애환이 묻어있으면서 여러 가지 사회적 현상의 변화도 묻어있다.

1980년대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1980년에 TV 브라운관에 송출될 때만 해도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이라는 것 때문에 상당한 인기를 얻게 됐다. 시청자가 직접 참여해서 프로그램의 내용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TV에 나온다는 기쁨 때문에 전국노래자랑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 ‘점잖은’이라는 사회적 문화현상을 제거해주는 효과가 있었다. 전국노래자랑 이전까지만 해도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하고 춤을 춘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주로 마을사람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담당했던 것은 어린이들이었지만 전국노래자랑이 방영되면서 어른들도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전두환 정권인 1980년대 소위 ‘점잖 떠는 문화’를 걷어내는 동시에 서민들도 방송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심어주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무대의 주인공이라는 인식은 민주주의적인 사고방식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에 1987년 민주화운동의 밑바탕이 되기도 했다. 무대 위에서는 어떤 직업도 소용 없고, 오로지 노래 실력과 춤 실력으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KBS 전국노래자랑 한 장면
KBS 전국노래자랑 한 장면

1990년대 방송 출연 욕심에서 지역 축제로

1980년대까지만 해도 출연자들은 주로 방송 출연 욕심 때문에 출연을 했지만 1990년대 들어서면서 점차 지역축제화가 됐다. 전국노래자랑이 열리는 날이 되면 온마을 사람들이 모두 전국노래자랑 무대 앞으로 몰리게 된다. 그것은 출연자를 응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동네 마을의 잔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아마추어적인 놀이문화였지만 점차 지역 축제화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지역 축제화가 된다는 것은 지역 경제와 연결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2000년대 전 즉 1990년대까지만 해도 지역 축제가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마을사람들끼리 모여서 춤추고 노래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전국노래자랑에 마을 주민이 출연을 한다면 전국노래자랑 녹화장에 가서 함께 응원하면서 노래하고 춤을 추는 것이 지역축제로 승화된 것이다. 이와 동시에 출연진 중에 일부는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기도 한다. 그것은 전국에 자신의 지역에 대한 자랑과 홍보로 이어지는 대목이다. 전국적으로 TV를 통해 지역의 특산물이 소개되기 때문에 지역민으로서는 가장 좋은 홍보 수단이 됐고, 실제로 농가 소득에 일조를 하게 됐다. 1980년대 춤과 노래 등으로 사람들에게 ‘점잖은’ 문화를 제거했다면 1990년대 전국노래자랑은 이제 지역 축제와 지역의 경제를 홍보하는 효과를 가지게 됐다.

2000년대 K팝 성장 발판으로

2000년대 들어서면서 지역축제가 곳곳에서 활성화되면서 전국노래자랑의 지역축제화에 대한 의미가 상당히 퇴색된 면이 있다. 그러나 전국노래자랑은 또 다른 성격을 갖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스타의 등용문이 됐다는 점이다. 그것은 전국민의 노래 실력과 춤 실력이 월등히 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0년대 이후 소위 ‘땡’이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것은 출연자 상당수가 춤실력과 노래 실력이 많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K팝 문화가 전세계에서 활약을 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전국노래자랑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있다. 전국민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 수 있는 흥을 넣어준 프로그램이 바로 전국노래자랑이고, 스타들도 전국노래자랑을 시청하면서 꿈을 성장시켜나갔다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