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지급수단으로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현금이 점차 설자리를 잃어버린 모양새이다. 각종 카드나 전자결제수단이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1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계가 최근 1년간 상품 및 서비스 구매를 위해 사용한 현금 지출액은 지난해 기준 월평균 51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64만원보다 25.4% 즉 13만원이 감소한 수치다.
전체 지출액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1.6%이다. 신용·체크카드가 58.3%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정도 수준이다.
기업은 특히 현금사용 비중의 감소폭이 더욱 컸다. 1년간 기업의 월평균 현금지출액은 2018년 2천906만원보다 68.5%(1천990만원) 감소한 912만원이었다.
현금지출 비중은 2018년 3.3%에서 1.2%로 줄어든 반면 계좌이체를 통한 지출은 80.2%에서 86.0%로 커졌다.
예비용 현금 평균 보유액은 가구당 35만 4천원이었는데 2018년 54만 3천원에 비해 적은 편이었다.
다만 예비용 현금을 갖고 있다고 답한 가구 비중은 2018년보다 8.1%포인트(p) 높아진 31.4%로 나타났다.
기업의 평균 현금보유액은 470만원으로, 2018년보다 248만원(111.4%) 증가했다. 운영자금용 현금은 360만원, 예비용 현금은 110만원으로, 2018년보다 각각 207만원, 41만원 증가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등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한 안전자산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금 결제를 거부당한 사례도 늘어났다. 2018년 0.5%에서 6.9%로 6.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64.2%는 카페 등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거부당했고, 자영업 사업장이 13.7%, 기업형 슈퍼마켓(5.4%) 등의 순이었다.
현금거래 시 거래내역의 회계처리 누락 위험, 현금의 분실·도난 우려, 보관·입출금 등 관리비용 부담 등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9월 27일∼11월 30일 가구주 1천500명, 직원 5인 이상 기업 505곳, 현금전문 취급업체 450곳을 상대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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