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 규제와 관련해서 완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료된 ‘국민제안’ 투표 결과, 제안된 10건 중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57만건의 좋아요를 얻었다. 투표에 올라간 안건 중 가장 많은 찬성표를 받았다. ‘국민제안 톱10’에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외에는 반려동물 물림사고 시 견주 처벌 강화 및 안락사, 백내장 수술보험금 지급기준 표준화, 무제한 대중교통을 탑승할 수 있는 K-교통패스 도입 등이 있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1등의 순위를 얻게 되면서 국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형마트 영업규제, 실효성은

현재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월 2회 문을 닫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역차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요 규제개선 과제 중 하나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 금지 등을 선정했다. 공정위 측은 해당 규제가 경쟁을 제한하고 있으며 전통시장 보호라는 원래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소상공인 보호 명목으로 도입했지만 실제로 소상공인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대형마트가 쉬는 날 오히려 재래시장의 방문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에 입점하고 있는 자영업자 손실이 연간 1500억원, 기업형 슈퍼마켓(SSM) 손실이 800억원, 농축수산물 매입 감소에 따른 농가 손실 3700억원 등 의무휴업으로 발생하는 총 연간 매출 감소분은 3조8100억원 규모다. 이를 10년치로 환산하면 38조원이다.

소비자 배려 부족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유통규제 관련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국민의 절반 이상(58.3%)이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휴일에 집 근처 대형마트가 영업을 하지 않을 경우 생필품 구매를 위해 전통시장을 방문한다는 소비자는 8.3%에 불과했다. 또한, 59.5%의 소비자는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물을 방문할 때 입점 점포 및 주변상가를 동시에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대해 분명한 것은 소비자들의 의중을 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의무휴업의 혜택이나 피해 당사자가 소비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