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속 경제리뷰] 부국강병의 시작, 조조의 둔전제…그리고 ‘곡물 대란’
[삼국지 속 경제리뷰] 부국강병의 시작, 조조의 둔전제…그리고 ‘곡물 대란’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2.08.04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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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김진호 작가
삽화=김진호 작가

※ 본 글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쓰여졌으며 간혹 정사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곡물 대란이 발생해 많은 문제를 발생시켰다. 그 중에서도 밀이나 옥수수 같은 곡물 자원의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가뜩이나 계속된 물가 상승으로 인해 고통받던 저소득층 사람들은 이제 당장 먹어야 할 끼니조차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러 전문가들은 한국은 자급자족이 사실상 불가능 한 나라라며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삼국지 속에서도 지금의 국내와 같은 식량난이 항상 벌어졌었다. 심한 경우 사람들이 인육을 먹기도 하는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뛰어난 정책을 펼쳐 자신의 나라를 부유하고 힘있는 나라로 만든 인물이 조조이며, 그가 펼친 정책이 바로 둔전제다.

지속된 전란으로 황무지가 되다

삼국지의 초반부 배경이 되는 시기인 후한 말은 끊임없이 벌어지는 전쟁과 역병 때문에 말도 안 될 정도로 악화된 경제 상황 속에 놓여있었다. 삼국지 무제(조조)기에는 심한 경우 백성들이 서로를 잡아먹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에 대해 후한의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였던 조조는 당연히 대책을 강구했다. 자신의 권력 기반을 위해서라도 무조건 식량난을 해결해야 했던 그는 휘하 사람들의 의견을 통합하여 둔전제를 실시한다.

조조의 둔전제

둔전제는 민둔과 군둔으로 나뉘는데, 그가 처음 시행했던 것은 민둔이었다. 난세에 굶어가며 이곳저곳을 떠돌던 유민들을 포함한 백성들에게 관청의 소를 빌려주었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세금을 걷었다.

그러다 소를 빌려주고 별 소득이 없어도 세금을 걷어버리던 제도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개개인의 수확량에 따라서 조세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이를 분전지술(分田之術)이라고 한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당시의 조세 부담 20%가 농민들이 적극적인 노력을 하게 만든 것이다.

처음에 임시 수도였던 허도에서만 시행한 둔전제가 큰 성공을 거두자, 얼마 뒤 조조는 그 규모를 전국적으로 확대시켜 각 주군에 둔전을 담당하는 기관을 설치하고 국가정인 정책으로써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조조의 위나라는 마침내 백성들의 배고픔은 물론이요 국가적으로 군량미가 부족한 지역이 없어지면서 그 군사력 또한 한층 강화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위, 촉, 오의 삼국 중에서 가장 강한 세력을 형성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둔전제 덕분이었던 것이다.

사마의, 군둔을 시작하다

조조가 시행했던 둔전제는 아까 말했듯이 민둔이었다. 백성들을 위주로 시행했다는 뜻. 그런데 훗날 사마의가 거기에다가 군둔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당시의 위나라는 전체적으로 꽤나 풍족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당장 먹고 살수만 있다면 뭐든지 열심히 하는 백성들이 있던 조조 집권시기와는 달리 그의 아들 조비가 다스리기 시작하던 시기부터는 오히려 그들의 부를 축적하지 못하게 하는 구속 시스템이 되어버린 것.

그에 따라 사마의는 “나라에 놀고먹는 군사가 20만명이나 되는데 농사나 좀 짓게 하자” 라는 식의 생각으로 군사들을 이용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현대로 치면 일 잘하는 행정보급관이 병사들이 놀고 있다며 대규모로 이리저리 굴린 것이다.

뒷날 위나라가 멸망하고 둔전제는 폐지되었지만 조조와 사마의의 선례를 본받아 후 세대 사람들이 그들의 정책을 모방하는 등 식량난을 해결하려던 통치자들의 노력은 다음 시대에도 좋은 모범이 되어주었다.

정말로 쌀만 먹어야 하나

우리나라의 쌀 자급률은 90%를 넘는 반면에 국내 여러 식품업계가 사용하는 곡물과 가축을 기르는데 들어가는 사료의 원재료 등은 거의 다 해외에서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하고 전 세계적으로 일명 ‘곡물 대란’ 이 발발한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동안 이룩해온 경제성장이 무색하게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일보 직전이 되어버렸다.

과거 경제성장을 하기 전 곡물 자급률이 80%대에 달하던 1970대와 비교해보면 상황이 어느정도 비슷해 보인다. 현대는 그때와 달리 극적인 경제성장을 통해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육류와 같은 다양한 식품들을 찾았다.

하지만 그동안 경제 성장의 대가로 꽤나 넓었던 국내의 농지들은 공장, 아파트, 상가 등으로 바뀌었고 농지가 줄어듦에 따라서 당연히 곡물 자급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졌다. 정부는 이 상황에 대해 하루빨리 대책을 내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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