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경제리뷰] 유배지에서 이뤄낸 구휼…’자산어보’
[영화 속 경제리뷰] 유배지에서 이뤄낸 구휼…’자산어보’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2.09.19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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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산어보 한 장면.
영화 자산어보 한 장면.

※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세요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얼마 전 국내를 강타했던 태풍 힌남노가 울릉도를 통과하기 며칠 전 그곳 어선들은 바쁘게 근처에 있는 안전한 장소들로 피항하거나 인양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과거 큰 피해를 입었던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감수하고 어선들을 지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이후에도 여러 개의 태풍들이 등장해 한시름 놓던 어민들은 다시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들에게는 어쩌면 어선이 전 재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번 피항하는데 들어가는 기름값과 숙식비 등을 고려하면 수십, 수백만원의 경비가 지출되기 때문에 그건 그것대로 골칫덩이다. 때문에 그들은 각각 나름의 기회 비용을 따져 행동해야 한다. 그러다 태풍이 한번 휩쓸고 지나가게 되면 어민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되고, 그건 곧 서민들의 밥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생선 반찬이나 각종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들을 보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피해를 입은 만큼 당연히 값이 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 자산어보에는 이런 어민들의 모습과 그걸 유심히 지켜본 정약전이라는 인물의 유배지에서의 모습이 담겨 있다.
영화 자산어보 한 장면.
영화 자산어보 한 장면.

유배지에 도착하다

정약용(배우 류승룡)의 형, 정약전(배우 설경구)은 정조(배우 정진영)가 죽고 11세의 어린 나이로 즉위한 순조가 즉위하자마자 그를 제거할 기회만 엿보던 신하들의 음해에 결국 흑산도로 유배를 가게 된다. 정약전은 흑산도에 도착한 뒤 시부모와 남편을 잃고 밭 하나에 연명하며 살던 가거댁(배우 이정은)이라는 과부의 집에 머물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장창대(배우 변요한)라는 마을 청년을 알게 된다. 창대는 한 양반의 서자인데,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나서 그에게 인정받고 출세를 하고 싶은 마음에 글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섬에 책이 얼마 없어 다른 주민들과 같이 고기잡이를 하던 신세였다. 정약용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저서에 대해 고민하던 정약전은 문득 백성들을 위한 어류도감을 쓸 결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 글공부가 필요했던 창대에게 자신은 글을 가르쳐줄 테니 물고기에 대한 지식들을 부탁한다. 나름의 성리학 지식이 있던 창대는 서학을 배운 대역죄인에게서 배우고 싶지 않다며 거절하지만 정약전의 인품과 됨됨이를 점차 알게 되면서 마음을 연다. 그렇게 어류도감이 쓰이기 시작한다. 그 어류도감은 주민들이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하던 아귀나 짱뚱어 등의 물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여 먹을 것이 부족하던 백성들의 구휼에 큰 보탬이 되었다. 그리고 창대도 결국엔 마을 사람들을 가르칠 정도의 학식을 겸비하게 된다. 이후로 매우 긴 시간이 흘렀다. 과연 정약전의 어류도감은 완성이 되고 창대는 과거에 합격해 출세를 하였을까?
영화 자산어보 한 장면.
영화 자산어보 한 장면.

태풍의 피해

얼마 전 한반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태풍 힌남노의 피해는 대부분 해안 지역에 집중되었다. 예상과 달리 태풍의 경로가 갑자기 바뀌어 제주도를 비롯한 경북 동해안 지역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됐던 제주도와 경남 남해안 지역은 다행히도 예상만큼의 큰 피해는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위험반경의 중심지였던 포항시, 경주시, 울산광역시 등은 전례 없는 폭우를 비롯한 강력한 바람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시간당 70~100mm가 넘어가는 수준의 비는 여려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입혔다. 49년만에 최초로 포항제철소의 가동이 전면 중단되었다는 것만 봐도 얼마나 심각한 사태였는지 알 수 있다. 피해 규모는 대략 1조 7천억원으로, 역대 태풍으로 인한 피해 4위나 되는 규모다. 그리고 이런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게 될 것이라고 여러 과학자들은 말했다. 프란체스코 도토리 유럽합동연구센터 연구원팀이 분석한 결과 태풍과 홍수 등으로 인해 다치고 재산상 피해를 입는 인구가 가장 증가할 국가로 한국이 꼽혔다고 한다. 원래는 높은 경제력은 기반으로 한 대비가 잘 되어있지만 지구의 평균 기온이 오르면 급격히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한 해 동안 한국 GDP의 1.03%에 달하는 최대 23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강수량이 1%증가하면 피해액은 4.52%증가, 토지 불투수층 비율이 1%증가하면 피해액은 1.74. 증가한다는 결론도 나왔다. 여러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러한 큰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기온이 올라서 취약해졌을 때의 대비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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