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에 대한 증오에서
지존파는 1993년 전라남도 함평군 대동면에서 부유층에 대한 증오로 조직을 결성했다. 1993년 7월 일당은 충남 논산에서 최모양을 윤간후 암매장했고, 같은 해 8월 조직원이었던 송봉우도 살해 암매장했다. 이후 전라남도 영광군 불갑면 금계리의 김기환 집 지하실 아지트에 창살감옥과 사체를 은닉하기 위한 사체 소각시설을 갖췄다. 1994년 9월 경기도에서 이00-이모양, 소OO-박OO 부부를 납치 감금했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이모양을 제외한 3명을 모두 살해하고 사체를 토막내어 인육을 먹는 등 9월 15일까지 엽기적인 연쇄 살인행각을 벌였다. 당시 피해자로 납채돼 감금당했다 탈출한 피해자의 증언에 따르면 서울 경찰서 어디에서도 납치 살인 사건 접수를 받아주지 않아 지인이 알고 있던 형사를 통해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가 시작됐다고 한다. 검거 이후 지존파는 “전두환, 노태우는 수많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무죄인데 우리는 왜 유죄냐”고 따졌고, 김영삼 정부는 사형의 집행을 폐지하게 된다.문화계는 큰 타격
지존파 사건은 국내에 상당한 충격을 안겨줬다. 그 범행 수단이 워낙 끔찍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영화계 등 문화계서는 그야말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지존파가 검거된 바로 직후인 1994년 9월 28일 공윤윤리위원회가 열렸는데 그동안 포르노 영화에만 집중된 사전검열을 폭력물로 확장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국산 액션영화 제작이 감소하게 됐다. 실제로 박성배 감독 영화 ‘해적’은 가위질을 당했고, 배용준 데뷔작인 ‘삘구’는 상영 취소됐으며 ‘테러리스트’ 역시 검열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나왔다. 이때 ‘12세 이용가’ ‘15세 이용가’ ‘18세 이용가’ 등의 논의가 있었고, 1999년 도입됐다. 2년 후 1996년 10월 4일 헌법재판소는 영화 사전심의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영화계는 숨통이 트게 됐다. 지상파 드라마에서도 폭력이 사라져야 했다. 그러면서 전체 연령 관람가 수준의 드라마만 제작돼야 했다. 게임산업도 상당한 타격을 받아야 했다. 공연윤리위원회에서 15세 이상 관람가의 연령 등급을 받은 둠의 후속작 ‘둠 2’는 심의 거부로 발매에 실패했다. ‘스타워즈: 다크 포스 FPS 게임’도 혈흔 표현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소자 관람 불가 등급으로 나왔으며, 듀크 뉴켐 3D는 기존 수정판에 피 색깔까지 흰색으로 고친 오스트레일리아호주판을 간신히 수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소자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지존파가 읽었다는 공포소설의 제목 리스트가 돌면서 해당 공포소설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으면서 출간에도 위협을 받아야 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