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어디일까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8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8조1980억원으로 상장 첫날인 지난해 8월 6일 시총(33조 1620억원) 대비 75% 가량 하락했다. 상장일 시총과 비교하면 4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뿌만 아니라 지난 15일 카카오 데이터센터에서 난 화재 여파로 17일 카카오 그룹주 전체가 하락했고, 이날 카카오뱅크는 전날 대비 3.61% 상승한 1만7200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나 공모가(3만90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IPO 진행중인 케이뱅크
문제는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최근 IPO를 진행 중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공모가를 산정할 때 참고가 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상장 당시 카카오뱅크는 전통 은행주보다는 성장주, 금융 플랫폼 관련주라는 정체성이 강조됐다. 지난해 8월 6일 카카오뱅크는 상장일 시초가 5만3700원으로 시작해 6만9800원으로 장을 마쳤는데 공모가와 비교하면 첫날 주가가 79%나 상승한 셈이다. 당시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는 상장 당시 해외 인터넷은행과 모기지 금융서비스업체 등을 비교해 주가순자산비율(PBR) 7.3배를 적용한 15조 6783억~18조 5289억원 수준으로 산정됐다. 해당 기준을 케이뱅크(상반기 말 기준 자본총계 1조7356억원)에 적용하면 12조원 이상의 시총을 인정받을 수 있지만, 카카오뱅크의 최근 PBR(1.48배)을 참고한다면 케이뱅크의 기업 가치는 2조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때문에 상장 이후 시간이 흘러 카카오뱅크 주가가 1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발간된 리포트가 재조명받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7월 26일 BN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가 상장하기 전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 2만4000원을 제시하면서 매도의견을 냈다. 카카오뱅크가 플랫폼을 활용해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3만9000원이라는 공모가는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가격이라는 분석이었다. 당시 BNK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향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만 추가적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확대, 높은 대출 성장 지속 등 실현하기 쉽지 않은 과제가 많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월 서호성 행장이 취임한 지 1년 만에 케이뱅크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외형이 성장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의 부진과 위축된 증시 상황을 감안하면 케이뱅크의 상장이 연내 이뤄지기 힘들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IB(투자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말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케이뱅크는 내년 3월까지 상장하면 되는 상황”이라면서 “IPO 대어들이 줄줄이 상장을 연기하는 요즘 케이뱅크가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케이뱅크가 이번 상장을 철회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프리 IPO 투자 당시 조건에 따라 2026년까지 상장을 마무리하면 된다. 기한을 넘길 경우 대주주인 BC카드가 콜옵션을 행사해 재무적투자자(FI)의 보유 지분을 매수할 수 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