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대세였던 ‘변동금리’ 가고 ‘고정금리’ 시대 오나
[금융리뷰] 대세였던 ‘변동금리’ 가고 ‘고정금리’ 시대 오나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3.02.03 0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출처=픽사베이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출처=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요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금리 상승 부담으로 고정금리 대출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었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금리가 낮은 '역전현상'도 겹치면서 신규 대출을 받는 10명 중 4명이 고정금리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차이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빠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또 혼합형 금리까지 있기 때문에 무엇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금리가 약간 높게 형성이 된다. 왜냐하면 은행입장에서 고정금리 상품은 리스크를 동반하기 때문에 그 리스크에 대한 적절한 헷징(방지책)을 위해서 금리를 조금 더 많이 받는다. 예를 들면, 2020년경 저금리 시대에 30년 고정금리를 2.5%에 받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면, 2023년 금리가 대체로 5%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손해 보는 장사였다고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고정금리란, 대출계약의 기간 동안 일정한 금리로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즉, 아무리 기준금리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도 계약자의 금리는 계약시점의 대출금리로 지속된다. 금리 상승 초기에 고정금리로 받으면, 기준금리가 오르지만 본인의 대출이자는 오르지 않을 수 있다. 이 고정금리는 또 원금상환/원리금균등상환으로 구분이 되는데, 이자만 낼 것인지 원금과 이자를 균등하게 낼 것인지는 자신의 현금흐름 상황을 보고 판단을 해야한다. 변동금리란, 대출계약동안 기 합의된 기간에 금리를 재산정해 반영하는 것이다. 일부 담보대출 상품들은 이렇게 변동금리로 나오고, 가장 대표적으로 매달 금리를 재산정하는 상품은 마이너스 통장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매달 기준금리 새로 산정하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치 않아서, 최근에는 혼합형 금리로 많이 나온다. 혼합형 금리구조는 특정 기간 동안 고정으로 하다가, 그 이후에 변동으로 바꾸는 것이다.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출처=픽사베이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출처=픽사베이

10명 중 4명, 고정금리 선택

최근 고금리 공포에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은행권 신규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은 43.2%로 전월보다 6.4%포인트 상승했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40%를 넘어선 것은 2020년 3월이후 처음이다. 기업대출도 고정금리 비중이 39.3%로 전월과 비교해 2.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본격적인 대출 금리 상승이 시작하자 금융소비자는 변동금리로 몰렸다. 앞으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더라도 당장은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선택한 것이다. 지난해 7월에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은 17.5%까지 떨어졌다. 당시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0.5~1%포인트 금리가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단기금융시장이 들썩이면서 변동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다. 이후 금리가 안정세를 찾는 과정에서 만기가 긴 채권 금리가 먼저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이례적으로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만기 금융채 금리가 1년만기 금융채 보다 낮은 역전현상까지 발생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지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은행의 경우 고정(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변동금리와 비교해 평균 0.25~1.07%포인트 낮았다. 이에 금융소비자는 당장의 금리도 낮고, 향후 금리 인상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고정금리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29%였던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은 두 달 만에 14.2%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들도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향후 금리가 하락하면 3년 후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갈아타면 된다는 심리도 작용했다. 금융당국의 고정금리 권장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9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됐고, 출시 2개월 후부터 본격적인 대출 실행이 시작됐다. 금리부담으로 대부분이 변동금리인 신규 신용대출이 줄어든 구조적 원인도 고정금리 비중 상승에 영향을 줬다. 다만 최근 채권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다시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아지기 시작했다. 한 시중은행의 주담대는 같은 상품 내에서 변동금리가 주담대보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1.3%포인트 낮다. 금융당국도 계속해서 고정금리를 권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리가 계속해서 떨어지면 고정금리 선택이 오히려 금융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시 고정금리 대출보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변동금리 대출을 문의하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면서도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 초기 인기를 끌고 있어 향후 고정금리의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