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
[김진혁 칼럼]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
  • 김진혁
  • 승인 2023.02.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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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물리학에 완성이란 없다. 이미 수차례의 실험을 거쳐 검증했다고 하지만 항상 새로운 질문이 숨어있다. 그 답을 찾은 후에도 또 다른 질문이 기다리고 있다. 공간, 시간, 블랙홀, 빅뱅 등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비밀을 밝힌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궁금증과 흥미로움을 제시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양자역학의 불완전성을 비판하기 위해 1935년 에르빈 슈뢰딩거가 고안한 사고실험이다. 사고 실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완전히 밀폐되고 불투명한 상자 안에 고양이와 청산가리가 담긴 병이 들어있다. 청산가리가 담긴 병 위에는 망치가 있고 망치는 가이거 계수기와 연결되어 있다. 방사선이 감지되면 망치가 내리쳐져 청산가리 병이 깨지는 구조고 결국 그 병이 깨지면 고양이는 중독되어 죽고 만다. 가이거 계수기 위에는 1시간에 50%의 확률로 핵붕괴해 알파선을 방사하는 우라늄 입자가 놓여있다. 이럴 경우 1시간이 지났을 때 고양이는 어떤 상태로 존재하는가? 실험자는 외부에 있기에 관찰이나 간섭을 절대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대답해야 한다. 대답은 간단하다. “1시간 이후 고양이는 각각 절반의 확률로 생사가 결정된다. 1시간 이후 상자를 열기까지 당신은 결과를 알아볼 수단이 전혀 없으며 결국 1시간 이후 상자를 개봉할 때 고양이는 과연 어떻게 되어있느냐?”라는 것. 슈뢰딩거는 또한 슈뢰딩거가 이 실험을 주장하게 만든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상자를 열기 전까진 생과 사가 '중첩' 되어 있다 라고 답한다. 여기서 핵심은 ‘죽음이나 삶’이 아니라 '죽음과 삶'이라는 것이며 상자를 열어 결과를 봄으로써 저 둘 중 하나로 결정된다고 말한다. 슈뢰딩거는 삶과 죽음이란 상반된 개념이 겨우 확률론으로 중첩될 수 있다는 것을 강하게 비판한다. 아인슈타인의 경우도 ‘그러면 달이라는 존재가 증명된 이후 시점에서 달을 아무도 안 보면 그땐 달이 없어지기라도 하는가?' '달이 내가 볼 때만 존재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믿을 수 있는가?’라는 식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슈뢰딩거는 거시세계의 고양이가 죽은 상태와 죽지 않은 상태의 중첩으로 존재한다는 말이 되지 않기에 양자역학의 결론에 문제가 있고 불완전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슈뢰딩거의 처음 의도와 다르게 이 실험은 양자역학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실험이 아니라 양자역학의 특성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사유실험이 되었다. 과학의 역사는 양자역학의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경우 그 원리에 양자역학 이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양자역학을 통하여 뇌에서 인간의 의식이 발생하는 원리를 규명한다. 우주의 기본적 법칙인 블랙홀이나 빅뱅의 시작도 양자역학을 활용해야만 이해할 수 있다. 결국 현대물리학은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이라는 두 개의 기둥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고 본다. “이론이 실험과 믿을 수 없을 만큼 일치하고 동시에 심오한 수학적 아름다움을 가졌지만, 전혀 말이 되지 않습니다.” - Roger Penrose(로저 펜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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