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정부가 1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주 69시간 근무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조건에서 최대 69시간 근무하고 다른 시간에 휴식을 취하자는 취지이다.
즉, 일할 때 열심히 일하고 놀 때 폭 놀자는 취지이지만 현재 역풍을 맞고 있다. 특히 고용노동부는 총 4주의 시간표를 제시했는데 2주 연속 주 6일 일하고 그 다음주는 주 3~4일 일을 한다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직장인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휴가 사용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의도는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쉴 때는 푹 쉬면서 1년 동안 노동시간의 총합은 ‘같다’는 점이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지만 쉴 때는 ‘푹’ 쉴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2021년 일가족 양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의 연차유급휴가 소진율은 평균 58.7%로 드러났다. 이는 75.3%였던 2019년에 비해 17%가량 줄어든 수치다. 연차를 실제로 다 쓰지 못하는 이유는 ‘업무량 과다 또는 대체인력 부족’이 39.9%로 가장 많았다.
있는 연차도 제대로 소화를 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일할 때는 열심히’ ‘쉴 때는 푹’이라는 주69시간 근무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이같은 근무 환경이 되면 경영위기에 닥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왜냐하면 그러자면 대체인력을 구해야 하는데 그것은 결국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주69시간 근무제가 노동자를 위한 것이라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