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고배당 정책, 손해는 안 보려는 ‘AB인베브’
1조원 투자? 사라진 약속…카스 성공에 웃는 AB인베브
美시장서 쪼그라든 실적, 한국시장 통해 보전할까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맥주의 성수기가 돌아왔다. 이전보다 빠르게 날이 더워지면서 시원한 맥주를 찾는 이들이 나날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기준 가정시장에서의 맥주 점유율은 ‘카스 프레시’가 42.6%로 1위를 차지했다. 일부 대형마트에서 경쟁사인 하이트진로 제품이 1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지만, 오비맥주 ‘카스’의 강세는 현재 진행형이다.
카스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미소를 감출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모회사인 ‘AB인베브’다.
1조원 투자? 사라진 약속…카스 성공에 웃는 AB인베브
美시장서 쪼그라든 실적, 한국시장 통해 보전할까
오비맥주 주인은 누구인가…‘쩐’에 팔리던 역사
OB라는 상호는 약 70년 가량의 오래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역사를 들여다보면 속된 말로 ‘돈 놓고 돈 먹기’ 식으로 주인이 수차례 변동됐다. 1933년 창립 당시 ‘소화기린맥주’였던 상호는 1948년 ‘동양맥주’로 변경됐고 이후 1995년 오비맥주로 사명이 변경됐다. 오비맥주는 1998년 두산그룹의 품에 안겼지만 IMF 외환위기 여파로 경영권 등이 벨기에 인터브루社(현 AB인베브)에 넘어갔고, 2009년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KKR과 어피니티가 2조3000억원에 오비맥주를 사들이며 사모펀드의 손아귀로 들어갔다. 사모펀드에 팔린 오비맥주는 2014년 다시 AB인베브의 품으로 돌아왔다. 2조3000억원이었던 오비맥주 매각가는 6조2000억원. 사모펀드는 5년 사이에 오비맥주로 4조원 가량의 차익을 실현했다. AB인베브 입장에서 보면 싸게 팔린 회사를 비싼 값에 다시 사들인 셈이다.오비맥주 고배당 정책, 손해는 안 보려는 ‘AB인베브’
배당금 잔치하는 모회사, 내부에선 희망퇴직‧임금갈등
특히 2019년과 2020년은 오비맥주의 실적이 저조했던 시기였는데, 이때 AB인베브는 실적은 아랑곳하지 않고 막대한 규모의 배당금을 챙겨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들이 받아챙기는 배당금은 오비맥주의 당기순이익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2019년도 배당성향은 145.82%까지 치솟았다.
오비맥주는 고배당 논란이 있을 때마다 ‘격년 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해왔지만, 2020년과 2021년 두번에 걸쳐 배당금을 챙겨간 것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 모습이다.
1조원 투자? 사라진 약속…카스 성공에 웃는 AB인베브
AB인베브가 지역법인인 오비맥주에서 막대한 규모의 배당수익을 챙기는 것이 달갑지 않은 이유는 또 있다. 3년간 1조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약속이 깨졌기 때문이다. 2019년 오비맥주와 AB인베브는 오는 2021년까지 연구시설, 설비확충, 영업‧마케팅 등을 위해 한국시장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재정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한국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모회사인 AB인베브 배만 불린다는 지적에 내놓은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은 거짓말로 판가름 났다. 오비맥주의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은 ▲2019년 898억3893만원 ▲2020년 495억3863만원 ▲2021년 1130억3533만원 ▲2022년 547억6418만원 등이다. 모두 합해 3072억 규모로 1조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AB인베브, 트렌스젠더 협찬 논란에 ‘매출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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