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1919년 3월 1일, 앞으로 29년간 한반도, 아니 전 세계 한인이 사는 모든 곳에서 진행될 운동이 시작되었다.

삼일절은 기쁜 날일까, 슬픈 날일까. 간혹 삼일절에 조기를 다는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삼일절의 기원인 삼일 만세 운동과 관련하여, 유관순 열사를 비롯하여 많은 선열이 고초를 겪거나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배경을 살펴보았을 때 삼일절을 슬퍼해야 하는 날로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열들의 희생과는 별개로 삼일절은 엄연히 우리나라의 5대 국경일에 속하는 경사스러운 날이다. 그렇다면 많은 선열의 희생과 고초가 있었음에도 삼일절이 경사스러운 날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헌법 전문에는 임시정부의 법통은 삼일운동으로부터 이어져 있다고 쓰여있다. 특히 1948년의 제헌 헌법에는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였다고 명시되어 있다.

잠시 시선을 돌려 세계를 보면, 미국의 독립기념일은 7월 4일이다. 그렇다면 이 7월 4일은 우리나라의 광복절과 같은 날일까? 그렇지 않다. 미국은 7월 4일 독립을 선언한 이래 8년의 전쟁을 거쳐 독립을 이룩해냈다.

이러한 시선은 1923년 신한민보의 기사에서 잘 드러나는데, 삼일절을 두고 미국의 7월 4일(독립기념일), 프랑스의 7월 14일(혁명기념일)과 같은 역사적 국경일이라 평하고 있다.

삼일절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삼일 만세 운동을 통해 이미 필연적으로 얻게 될 독립과 자유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본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삼일절 축사를 보아도 알 수 있는데, 1919년 삼일 만세 운동 이후로 우리 민족, 그리고 임시정부가 이날을 계속해서 경축해 온 것은 ‘혁명의 성공을 준비’하기 위해 한 것이고, 이제 와 ‘혁명이 성공한 것’을 경축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 민족의 독립은 삼일운동으로 시작되었고 광복-정부수립을 거치며 독립이 완수되었다는 것이다.

선열들은 삼일운동을 통해서 언젠가 쟁취할 우리의 독립과 자유를 확신하였고, 그리고 30년에 가까운 인고 끝에 목적을 이루어낸 것이다.

이제 삼일절 105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삼일절의 의미를 되새기면, 우리 세대는 어떠한 씨앗을 심고, 후대에 그것을 기쁘게 수확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김승현 약력

건국대 대학원 겸임교수

前 청와대 행정관

前 서울특별시 정무보좌관

제21대 국회 보좌관

연세대학교 신학과, 정치외교학과 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