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취임 후 첫 행보가 ‘배당잔치’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부실대출 논란으로 ‘뱅크런’ 사태 위기가 촉발되자 정부가 긴급 지원에 나서며 급한 불을 끈 새마을금고는 정부의 지원으로 겨우 적자를 면했으면서도 5천억에 달하는 출자금 배당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과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288개 새마을금고의 평균 출자배당률은 4.4%로 나타났다. 지난해 새마을금고의 출자금 총액은 10조9000억원으로, 약 4800억원이 배당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풀이된다. 출자배당금은 새마을금고 회원들이 납입한 출자금 대비 지급된 배당액 비율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배당률은 2022년 4.9%보다는 낮지만 ▲2019년 3.3% ▲2020년 2.9% ▲2021년 3.3% 등 이전 3개년도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2022년 이전에는 새마을금고의 연간 순이익이 7천억~1조5천억원대로 꾸준한 이익을 남겼지만, 지난해 순이익은 860억원으로 전년대비 20분의 1토막이 났다는 것이다.

부실대출로 촉발된 ‘뱅크런’사태 정부지원으로 해소하고도 고통분담 ‘나몰라라’

지난해 단위 새마을금고 431곳이 무더기 적자를 냈다. 전년대비 10배나 늘었지만 새마을금고는 배당잔치를 벌였다. 경영실태평가에서 ‘취약’ 등급을 받거나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은 부실 우려 금고까지 배당을 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 측은 “그 동안 쌓아둔 이익잉여금으로 배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부지원으로 더 큰 부실위기를 넘겼음에도 ‘고통분담’에는 ‘나몰라라’는 배당정책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세금으로도 부실을 도와줬더니 “배당금은 꼼꼼하게 챙겨갔다”는 데에서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7월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에서 600억원대 부실 대출 의혹 후 인근 화도새마을금고와 합병이 결정됐다. 지점이 망했다고 본 고객들의 예금 인출 사태, 일명 뱅크런이 발생하자 정부가 직접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위기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도 했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공약으로 ‘출자금배당 확행’ 제시해

이와 같은 배당금 확대 배경에 김인 회장이 직접적으로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회장은 지난해 회장 선거공약으로 ‘출자금 배당 확행’을 제시한 바 있다.

김 회장은 박차훈 전 회장의 구속에 따라 지난해 12월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 취임했다. 김 회장은 새마을금고 역사상 처음으로 ‘직선제’를 통해 선출됐다. 전국 1288개 새마음금고 이사장이 선거를 통해 선출한 것이다. 김 회장 본인도 남대문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역임해왔다. 단위 금고 이사장의 한표, 한표가 중요한 만큼 선거공약도 이들을 위한 내용이 포함됐다.

김 회장의 공약을 들여다보면 ▲MG자산관리회사(가칭) 설립 ▲출자금배당 확행 ▲이사장 퇴직금 지급률 인상 ▲농어촌금고 및 자산평균 이하 금고 출연금 납부 지원 등 단위 금고 이사장들을 위한 ‘당근’들이 제시돼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취임 전 구속된 박차훈 전 회장을 대신해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직무대행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리고 12월 회장에 취임했다. “깨끗하고 정직한 새마을금고를 만들고 최선을 다해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힌 바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비리로 구속된 박 전 회장 등으로 인해 무너진 신뢰회복이 가장 우선인 신임 회장의 역할을 기대했으나 배당 확대 등으로 제 식구부터 챙기는 모습이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원받은 단체의 대표로서 책임있는 결정인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박 전 회장은 사모펀드 출자 대가로 자산운용사 대표로부터 현금 1억원과 변호사비 5천만원을 대납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8월 기소된 후 지난 2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6년에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