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컬리와 SSG닷컴이 납품업체에 판촉행사 비용을 떠넘겼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제재를 받았다.  최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양사는 현금 창출력을 추측할 수 있는 지표라 할 수 있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는 좋은 소식을 전한 바 있는데, 납품업체 비용 전가라는 부정적 이슈로 빛이 바랜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는 SSG닷컴과 컬리가 사전에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고 납품업체에 판촉행사 비용을 부담시킨 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5900만원을 부과했다고 20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SSG닷컴과 컬리는 납품업체와 판매촉진 행사의 명칭‧기간‧소요비용 등에 대해 사전에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고 판촉행사를 실시하면서, SSG닷컴은 61개 납품업체에게 상품 할인쿠폰 비용을, 컬리는 3개 납품업체에게 가격할인 비용을 부담시켰다.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라, 유통업자가 납품업자와 판매촉진 행사를 실시하는 경우에는 사전 서면 약정을 해야 하고 납품업자의 판매촉진 행사 분담비율은 50%를 초과하면 안된다.  하지만 SSG닷컴은 2019년 10월말부터 ‘대한민국 쓱데이’ 행사를 실시하면서 61개 납품업체와 사전에 행사에 소요되는 비용(판매촉진비용) 부담 등을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았고, 할인쿠폰 행사 비용은 SSG닷컴과 납품업체가 50:50으로 분담해 납품업체는 3660만5000원 상당의 상품 할인쿠폰 비용을 부담했다.  컬리는 2020년 2월말 ‘봄맞이 청소 기획전’과 같은해 8월 진행한 ‘8월 생리대 기획전’ 행사에서 3개 납품업체와 판촉행사 시작 이후 서면 약정을 체결했고, 50:50 분담으로 납품업체는 행사비용 중 일부(2361만1000원)를 부담했다.  이외에도 SSG닷컴은 2019년 5월부터 2023년 3월까지 14개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정보유지비(서버관리‧운영비) 명목으로 총 6526만3000원을 부당하게 수취했다.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매입한 이후에는 소유권과 판매책임이 SSG닷컴에 있음에도 상품의 관리·판매에 소요되는 서버비를 납품업체에 전가한 것이다.  컬리는 납품업체 대상으로 판매장려금(성장장려금)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형식적 협의 절차만 거친 채 1850개 납품업체와 성장장려금 약정을 체결했다. 원래는 일부 납품업체에 대해서만 성장장료금을 받았지만 2022년 계약 개시일을 불과 한달 앞두고 모든 납품업체에 일방통보하고 약정을 체결하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는 SSG닷컴의 행위는 대규모유통업자가 부담해야하는 비용을 납품업체로부터 부당하게 수취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컬리의 행위에 대해서는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납품업체의 자율적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한 것으로 봤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최근 급격하게 성장한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발생하는 주요 불공정행위를 적발·제재해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는 대규모유통업자의 경각심을 높였다”며 “납품업체의 권익 보호를 위해 불공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반행위 적발시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라 강조했다.  SSG닷컴과 컬리는 최근 1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 기준으로 호실적을 낸 바 있다.  먼저 SSG닷컴은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진 못했지만 EBITDA 기준 전년동기 대비 35억원 증가한 54억원의 흑자를 냈다고 밝혔으며, 컬리는 2015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흑자가 유력하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컬리의 경우 지난해 12월 이후 월간 EBITDA 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어려운 경영 환경 속 EBITDA 기준 흑자라는 실적을 낸 SSG닷컴과 컬리지만, 공정위 불공정 행위 제재로 빛이 바랜 모습이다.